𝙎𝙏𝘼𝙍𝙏 │ 11/11/2021
11/12/2021│ 𝙀𝙉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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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목소리로 잠들게 해줘
-call of cthulhu 7th-
✦
W. 용봉
KPC. 이해단, PC. 최원재
철컥. 철컥. 위잉. 윙-
귀에 거슬리는 금속 소리에 최원재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아주 오랫동안 잠들어있었던 것처럼 머릿속은 여전히 꿈속에서 헤매는 양 멍하고...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겁습니다.
가물거리는 눈을 떠보면 주위는 한밤중인 듯 어두워도,
밤하늘을 수놓은 밝은 별과 조명 빛이 밝게 어른거립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침대에 누워있어야 할 몸이 딱딱한 의자에 앉혀져 있습니다.
최원재가 앉아 있는 곳은 조그마한 열차의 맨 앞자리, 탁 트인 풍경이 펼쳐져 있고…
허공에는 레일이 쭉 뻗어 있습니다. 놀이공원의 어트랙션 같네요.
그러고 보니 발아래의 풍경도 꼭…
달칵. 그리고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소리가 귀에 닿습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정신이 번쩍 듭니다.
최원재는 황급히 주변을 살펴봅니다, 옆좌석에 앉아 있는 이해단이 보이네요.
방금 전 들려온 목소리의 주인일 터인 이해단은 곤히 잠들어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의 무릎 위에 빙글빙글 돌아가며 작동하고 있는 카세트 플레이어와, 연보라색의 팸플릿이 놓여 있습니다.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그리고 들뜨게 만드는 이해단의 낮은 웃음소리는
바로 이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카세트 플레이어라니… 수상쩍네요.
이해단이 깨기 전에, 무릎 위에 놓여있는 물건들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원재:뭐야 이건? (카세트 플레이어 요리조리 살펴)
최원재는 카세트 플레이어를 들어봅니다.
요즘도 이런 물건을 쓰는 사람이 있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 정도로 보기 드문 골동품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곳곳에 손때 묻은 티가 납니다.
아까 여기서 이해단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재생 버튼을 찾아 누르면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다시금 이해단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다시 들어봐도, 아마 몇백 번을 더 들어본들 이것은 분명 이해단의 목소리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녹음한 사람도 이해단일 텐데…
아리송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자는 이해단을 쳐다봅니다.
새근새근, 잘도 잠들어 있네요. 아무 것도 모르는 얼굴입니다.
카세트 테이프를 열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원재:이거 어떻게 여는거였더라
최원재는 헤맵니다...
카세트 플레이어를 열어 테이프를 확인해봅니다.
테이프 겉에는 ‘사랑하는 선배, 下’라고 쓰인 네임택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이해단이 만들어놓은 후 깜빡 잊어버린 물건일까요?
당사자를 쳐다보았으나 자는 애를 깨워선 뭐하냔 생각이 들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어 봅니다.
정말 잃어버린 물건이라고 해도, 왜 이런 곳에 있는지는 여전히 불가사의합니다.
카세트 플레이어 아래엔 팸플릿이 깔려있습니다. 뭐가 쓰여진 팸플릿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최원재:(팸플릿을 들어서 확인해)
팸플릿입니다.
연보라색 바탕에 흰 성이 앞장에 그러져 있고, 옆으로 펼치면 어트랙션 설명과 함께 놀이공원의 지도가 실려 있습니다.
놀이공원과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디자인이네요. 뒷면에는 스탬프 랠리에 대한 설명도 함께 쓰여 있습니다.
스탬프 랠리라. 재밌어 보이지만 조금 수상쩍기도 하네요.
어느새 선로의 끝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해단:선배? 여긴 어디…
갑작스러운 상황의 연속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요.
이곳은 대체 어디이며 이게 무슨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일이랍니까.
‘이건 전부 꿈이야!’ 하고 외치고 싶어도 뺨에 닿는 바람은 생생할 정도로 차갑습니다.
게다가 발아래 밝혀둔 아름다운 조명들은 어쩜 이다지도 환할까요.
최원재와 이해단이 혼란을 금치 못하는 이때,
...이번에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경쾌한 목소리와 함께 니르바나 레일, 최원재와 이해단을 태운 열차가 느릿느릿 출발합니다.
혹시 롤러코스터는 아닐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열차는 천천히 움직입니다.
멀리 보이는 트랙을 살펴봐도 높이 올라가거나 뚝 떨어지는 구간은 없는 것 같아요.
이해단:이 열차는 아마도
이해단의 말대로입니다.
환하게 불을 밝힌 커다란 성이 저 멀리 보이고, 하늘 높이 올라가는 커다란 대관람차도 있습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들과 두둥실 매달아 놓은 풍선들.
하나같이 아련한 조명 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습니다.
여기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니르바나 캐슬?
이해단에게 물어봐도 그 역시 들어본 적 없다는 반응입니다.
높은 곳에 올라온 김에 멀리까지 주변을 둘러보면…
부지가 그다지 넓지 않고 숲이 놀이공원을 빙 두르듯 빼곡한 숲이 들어차 있는 게 보입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일지도 모르겠네요.
이해단:그렇게 넓은 놀이공원은 아닌가 봐요.
최원재:뭐야 좀 더 재밌는 곳일 줄 알았는데
이해단:선배 기준으로 재밌으려면, 디즈니랜드 정도는 되어야...
최원재:맨날 하던 소리인데요
이해단:읏... (흠칫하더니 네 눈치를 슬쩍 보며 쿡쿡 찔러)
최원재:그짓말 하기는 (그만 찌르라는듯 네 손 잡고서 손가락지문에 입술 문댄 뒤 떨어져)
이해단:힉... (귀끝까지 시뻘개지며 문질러진 손가락 반대 손으로 붙잡아 가리는)
한참을 그렇게 달려…
열차가 출발했던 역에 다시 도착합니다. 안전바가 위로 올라가고, 이제야 열차에서 내릴 수 있겠네요.
이해단:이제 내릴 수 있나 봐요(냉큼 열차에서 내리며)
최원재:(따라 열차에서 내려)
최원재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최원재는 갑작스러운 오한을 느낍니다.
현기증에 휘청거리는 최원재의 팔을 이해단이 얼른 붙잡아 부축해줍니다.
이해단은 최원재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걱정합니다.
이해단:안색이 안 좋아보여요…
최원재:아오 시발.. 왜이렇게 어지럽지? (이유 모를 현기증에 답지않게 내게 기대고)
이해단:그러게요... 선배가 이렇게 어지러워하실 사람이 아닌데.
이해단의 품에서 조금 쉬고 나니, 현기증이 가시는 것 같습니다.
저벅저벅…
누군가가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커다란 곰 모양 인형 탈을 쓰고, 흰 가운에 청진기까지 걸친 사람… 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인형 탈을 쓰고 있는 걸 보면 이 놀이공원의 직원쯤 되는 사람일까요?
이해단:(의문 가득한 얼굴로 인형 탈 바라봐)
최원재:저거 의사가운 아니냐
이해단:그러니까요. (소근) 아니, 뭐라고요?
최원재:너는 고딩 쟤는 의사
이해단:알고 있어요 (네 허벅지 꼬집)
최원재:윽!
두 사람 앞으로 바짝 다가온 곰 인형 탈은 도장을 들고 최원재에게 손을 내밉니다.
뭔가를 달라고 하는 것 같네요.
최원재:응?
이해단:놀이공원이니까...
최원재:(네 손 잡아다가 인형탈 손 위에 올려)
곰 인형 탈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습니다.
최원재:너 왜 다른 사람 손 잡냐.
이게 아니었나 보네요.
이해단:아니, 선배가 올리셨잖아요!
곰 인형 탈이 최원재의 손을 가리킵니다.
아, 팸플릿!
최원재:내 손?
최원재가 팸플릿을 건네면 곰 인형 탈은 스탬프 랠리의 빈칸에 도장을 꾹 찍어줍니다.
최원재:쉽네
다시 팸플릿을 최원재의 손에 쥐여준 곰은, 꾸벅 인사를 건넨 뒤 다시 떠나갑니다.
최원재:오오ㅋㅋ 이것봐 이해단 (팸플릿 보여주며)
이해단:(네가 내민 팸플릿 흘끔 봐)
최원재:그치ㅋㅋ 근데 (소곤) 니가 더.
이해단:제가 더요?
최원재:니가 더 귀엽다구요 (메롱 하고서 앞장서)
이해단:(너 쫄래쫄래 다라가요)
최원재:찻잔으로 가야하네
이해단:여기 컨셉 되게 특이하지 않아요?
도장도 받았으니 이제 역 밖으로 나가볼까요.
짧은 계단을 내려와 어트랙션 밖으로 나오면 놀이공원이 더욱 가깝게 보입니다.
밤이 내린 놀이공원은 정말 평화롭죠, 두 사람을 빼고는 손님 한 명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제외하면요.
이제부터 최원재는 놀이공원을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순서대로 움직이는 편이, 움직이기에 수월할지도 모르죠.
단, 대관람차는 스탬프 랠리 도장 4개를 모아야만 개장하며
골든 티켓을 소지하지 않으면 성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끊어져 있어 건널 수 없습니다.
자, 둘만 놀이공원에 남아있는 기회는 제법 흔치 않습니다.
이 기회를 이해단과 같이 즐겨봐야하지 않겠어요?
그럼 어디로 가볼까요?
이해단:찻잔부터 가실 거예요?
최원재:오!
이해단:어디요?
최원재:vs 써져있는 거 보니
이해단:흠... (vs 보며 불안한 표정)
두 사람은 지도를 보며 <황야의 무법자>를 향해 이동합니다.
<황야의 무법자>는 어트랙션이라기 보다는,
놀이공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사격 게임장입니다.
전체적으로 파스텔 톤으로 꾸며진 놀이공원에서 가장 이질적인 인테리어를 뽐내고 있습니다.
겉모습만 봐서는 꼭 서부 영화 속 황량한 바람이 부는 효과음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
가까이 다가가면 카우보이모자를 쓴 곰 인형 탈이 팻말 옆에 팔을 턱 걸치고 멋진 자세로 기대어 서 있습니다.
입에 시가를 물고 있지만 아무래도 모형인지 연기가 나진 않습니다.
이해단:귀엽네요 (카우보이모자 곰 인형 보고)
최원재:(모자 빼려고 해보며
카우보이 곰 인형 탈이 민첩하게 최원재의 손짓을 피합니다.
최원재:뭐야 이거 ㅅㅂ
이해단:여긴 뭐하는 곳인가요?
최원재:왜 움직인담?
카우보이 곰 인형 탈은 대답 대신 모자만 으쓱거립니다.
최원재:꽤나 서부적인 느낌인데
그가 팻말을 가리키네요, 팻말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이해단:팸플릿이 있으면
최원재:이거 보여주면 되는건가?
한참 말이 없던 카우보이 곰 인형 탈은 최원재가 팸플릿을 보여주자
두 사람을 과녁 앞으로 데려갑니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각각 라이플 한 정과 총알 5개를 나누어 줍니다.
이해단:(총 받아들며)
사격장 벽에는 다양한 직업의 코스튬을 입은 곰 인형들이 물레방아를 그리며 크게 회전하고 있습니다.
최원재:(총 들고서)
모든 인형의 배에 빨간색 반점이 그려져 있네요.
이해단은 벌써 라이플을 치켜들었습니다.
팔이 덜덜 떨리는 것을 보아하니 많이 무거운가 봐요.
이해단:이걸로 저것들을 맞추면 되는 거죠?
믿음직스럽진 않습니다.
최원재:그런 거 같은데? (네 팔이 덜덜 떨리는 모습을 보고 피식웃고선 턱 괴고 지켜봐)
연인의 활약을 지켜볼까요?
이해단, '사격(라/산)' 판정합니다.
이해단:
최원재:풉...
역시… 이해단을 믿는게 아니었어요. 예상했던 대로 맞추질 못하네요.
볼에 바람을 불어넣으며 이해단의 얼굴이 뵤루퉁해집니다.
연인이 저렇게나 속상해 하는데……
최원재:ㅋㅋ으구 귀요마 (인형탈 몰래 볼에 쪽 해줌
이해단:아직 네 발 남았는데......
최원재:실패할때마다 뽀뽀해줄게
이해단:(쪽 더해달라하다 인형탈하고 눈마주친듯)
최원재가 나설 차례입니다.
이해단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자고요.
최원재:오빠 하는 모습 잘 봐.
‘사격(라/산)’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이해단:(뵤루퉁) 네.
최원재:
최원재의 총알이 인형을 빗나갑니다.
멋지네요.
이해단이 믿음직하지 못하단 눈빛으로 최원재를 쳐다봅니다.
이해단:선배......
최원재:나 실패했어.
이해단:왜 그랬어요?
최원재:(고개 돌려서 입에다 해버림
이해단:(화들짝)
최원재:이제 너 차례야
이해단:제정신이에요? (등짝 팍 쳐요)
최원재:(라이플 건네
이해단:저는... 가망이 없어요. (라이플 다시 네게 밀어주며)
최원재:맞아 내가 하고싶었어 사실.
두 발 째.
최원재:이거 왜이래?
최원재는 또 실패합니다.
라이플은 멀쩡해 보입니다. 불량일 리가요.
이해단:선배... 왜이렇게 못해요?
최원재:눈 감고
플라스틱 탄환이 곰 인형의 배에 그려진 빨간 반점을 정확히 맞춥니다.
바닥에 떨어진 인형을 살펴보면 반점이 파란색으로 변해 있습니다.
최원재, 2점 획득합니다.
최원재:보이지?
이해단:......이젠 제 차례에요. ㅡㅡ
최원재:ㅋㅋ어디 잘 해보라구~ (엉덩이 토닥
이해단:히익;
최원재:ㅋㅋ하
이해단은 또 실패하고 맙니다...
조금 화가 난 표정이에요.
이해단:비켜요!
최원재:막지도 않았는뎁쇼 (양 팔 들며
총알은... 사격장 밖을 향해 날아갑니다.
최원재:저리 비켜봐
어디로 쏜 걸까요?
이해단:(비키며...)
최원재:또 보여줄게 내가.
이해단:(시무룩)
최원재:
최원재의 총알이 곰 인형 배의 빨간 반점을 맞춥니다.
최원재, 2점 획득합니다.
최원재:4대0이야.
이해단:......
이해단:......
최원재:와
이해단은 사격에 재능이 없는 걸까요?
이번에도 비껴가고야 맙니다...
최원재:ㅋㅋ한 번 더 쏴봐
이해단:이게 마지막 같은데...
......
최원재:비켜라 그냥
이해단은
5발 중 아무 것도 맞추지 못하고 맙니다.
최원재:후..
최원재는...
마지막 할 발을
날려버리고 맙니다.
최원재:크흠...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했던 태도는
어디로 간 걸까요?
게임이 끝나자...
카우보이 곰 인형 탈이 두 사람을 향해 손짓합니다.
얻은 점수에 따라 드림 코인을 정산해 주려나 보네요!
1점 당 코인 1개입니다.
두 사람이 합쳐 4점을 땄으니…
4코인을 정산받습니다! 이 정도면 나름 선방한 거죠!
코인도 땄겠다, 다른 장소로 이동해볼까요?
이해단:(툴툴..툴툴툴)
최원재:흥흥ㅋ~~ (콧노래
이해단:4개밖에 못 땄어요.
최원재:(네 턱 살살 긁어주고선 팸플릿 다시 확인하며
이해단:(부르르)
최원재:지는 0개면서 ㄱ-
이해단:찻잔으로요?
두 사람은 빙글빙글 찻잔으로 이동합니다.
니르바나 레일과 이어진 연보라색 벽돌길을 따라가면…
희고 동그란 찻잔 여러 개가 회전하며 돌아가고 있는 어트랙션이 나타납니다.
팸플릿에 의하면, 이 어트랙션이 빙글빙글 찻잔이겠네요.
총 4단으로 쌓아놓은 커다란 계단 위에 세 개씩, 총 아홉 개의 찻잔이 늘어서 있습니다.
맨 윗줄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찻잔은 다른 찻잔들보다 훨씬 더 커 보이네요.
아주 귀여운 느낌입니다.
이해단:귀엽게 생겼어요, 놀이기구가.
최원재:나는 저기 맨 위에있는 거 타고싶은데
이해단:저 큰 찻잔요?
최원재:내거처럼
이해단:(너와 함께 찻잔 보다가)
최원재:뭐 어때. 우리 둘밖에 없던데 보니깐.
두 사람 외엔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습니다.
이해단:어디 그럼... 한 번 봐요. (찻잔 보러 다가감)
...그런데 분위기가 조금 심상치 않습니다.
입장하는 곳에 금줄을 쳐두고 ‘점검 중’이라는 팻말을 붙여 놓았습니다.
이해단:어어...?
최원재:뭐야 이게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최원재:
의사 곰:…곧 운행 시간이에요. 아기 찻잔 하나 아직 안 왔어요?
의사 가운을 입은 곰이 아기 찻잔을 찾고 있네요.
커다란 찻잔:좀 전까진 괜찮았는데 갑자기 몸이 아프다고 해서…
커다란 찻잔이 의사 곰의 물음에 대답합니다.
거리가 워낙 멀어서 단편적인 대화 소리만 드문드문 들려옵니다.
그런데… 곰 인형 탈이 말을 하는 건 그렇다 치고,
찻잔이 말을 하다뇨?
그러고 보니 계단 위에 줄지어 서 있는 작은 찻잔들이 조금씩 스스로 움직이는 게 눈에 보입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진귀한 광경입니다.
‘이성’ 판정 들어갑니다.
최원재:
너무도 기이한 광경이었지만, 최원재는 애써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죠.
훌쩍…
최원재와 이해단은 어디선가 훌쩍거리며 우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해단:서, 선배. (너 툭툭)
최원재:누가 막 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해단:...... 저 안 울거든요?
최원재:ㅋㅋ맨날 울면서
이해단:(손등에 부벼지는 입술 손등으로 꾹 눌러줘)
이해단이 손을 들더니 빙글빙글 찻잔의 배경으로 세워놓은, 커다란 합판 뒤쪽을 가리킵니다.
이해단:(네 손을 덥썩 붙잡으며) 같이 가볼래요?
최원재:우리 해단이 무서워?ㅋㅋ
이해단:누가 우는지도 모르잖아요!
이해단과 함께 빙 돌아 합판 뒤쪽으로 가봅니다.
배경 뒤 그늘이군요.
다른 찻잔들보다 훨씬 더 자그마한 찻잔 하나가 손잡이만 보인 채로 엉엉 울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같은 흐느낌이 끊이지 않고 들려옵니다.
말하는 찻잔, 움직이는 찻잔에 이어서 이번에는 울고 있는 찻잔을 만나다니…
그냥 꿈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참 별난 꿈이구나 싶죠.
서럽게 우는 찻잔을 달래보려 가까이 다가가 볼까요?
아니면... 내버려둔 채로 다른 곳으로 이동할까요?
이해단:찻잔이에요...
최원재:(이해단보다 앞장 서 찻잔을 살피러 발걸음을 옮겨))
이해단:우는 찻잔이라니, 처음 봐요.
최원재:야
이해단:(네 뒤를 쪼르르 따라가)
최원재:왜우냐
작은 찻잔은 제게 다가오는 인기척을 눈치채고 휙 돌아봅니다.
작은 찻잔:도와주세요! 저 좀 도와주세요...
작은 찻잔에 얼굴은 그려져 있지 않지만,
이 아이가 엉엉 울고 있다는 것은 달그락거리며 떨고 있는 도자기 몸체와 목소리로 느껴집니다.
작은 찻잔을 도와주기 위해, 아이와 좀 더 대화를 나누어봅시다.
최원재:임마 벌써부터 부모님 말씀에 울면 안돼
이해단:무슨 일일까요? (나서기 싫은지 네 뒤에서 슬쩍 바라보고 있어)
최원재:반항도 좀 하고 그러라구ㅋㅋ
작은 찻잔:엄마한테 반항하면 안 된다고 배웠어요!
작은 찻잔은... 계속 훌쩍이고 있습니다.
최원재:그럼 닌 뭔 말을 쳐 안 들어서
이해단:애 같은데 좀 더 부드럽게 말해야 하시지 않아요?
작은 찻잔:아기 찻잔들은...
최원재:그런거는 나보다 니가 더 전문 아니냐고...(머리긁적
작은 찻잔:모두들 자기 티스푼을 잘 가지고 있어야 해요. 티스푼이 손님들의 손잡이가 되어주거든요.
작은 찻잔의 우는 소리가 더 거세어집니다.
최원재:세번째라니
이해단:곤란하게 됐네요.
최원재:안버린게 신기하네 (찻잔에게 안 들리게 작게말함
이해단:그러니까 말예요. (네 말에 공감하며 소근대)
최원재:그래그래 그거 어디서 잃어버렸니?
작은 찻잔:모르겠어요….
최원재:이새끼가?
작은 찻잔:으으앙!
최원재:의심가는 사람이라도 없어?
작은 찻잔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이해단:흠...
작은 찻잔:그건...
최원재:얘때문 아니냐?
작은 찻잔:네, 맞아요... 저 때문일 거예요……(시무룩)
최원재:근데 3번이나 잃어버렸다며
이해단:(지끈)
최원재:여분 티스푼
작은 찻잔:......여분을 받으려면 엄마께 말씀드려야 하고,
난감한 상황이네요.
아기 찻잔이 주변을 여러 번 살폈는데도 못 찾았다면…
이 주변에는 없다는 뜻 아니겠어요?
정말로 누가 가져갔다면 그건 그것대로 큰일이잖아요.
그렇다고 이대로 아기 찻잔이 돌아가지 않으면,
어트렉션은 계속 점검 중일 테니 도장을 모을 수도 없겠죠.
이해단:이걸 타야 도장을 받을 수 있을 텐데요.
스탬프 랠리를 꼭 순서대로 할 필요는 없습니다.
놀이공원 안을 돌아다니다 티스푼을 찾았을 때 다시 돌아올 수도 있어요.
혹은, 아기 찻잔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자고 설득할 수도 있겠지요
최후의 수단이긴 해도…
엄마 찻잔을 찾아가 아기 찻잔의 거짓말을 고자질해 가짜 점검 소동을 끝내버릴 수도 있을 겁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고싶나요?
최원재:아오 귀찮아
이해단:그래, 꼬마야.
최원재:나랑 얘가 (이해단 가리킴) 찾아올테니깐
이해단:(찻잔의 손잡이 부분을 쓰다듬어 주며)
최원재:(째릿
이해단:기다리고 있으면 형들이 찾아올 테니까.
최원재:너한테 보내는 건데요. (질투하는거임
최원재의 말에 아기 찻잔의 울음소리가 멎고...
아기 찻잔은 알았다는 듯 몸체를 흔듭니다.
얌전히 이 곳에서 두 사람을 기다릴 생각인가 봐요.
최원재:어어 그래 말 잘 듣네. (보란듯이 이해단 허리 끌어안고서)
이해단:(끌어안겨진 제 허리 보며 피식 웃어)
최원재:이제 다른곳을 가볼까나
이해단: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최원재:응 그러자
이해단:저택 다음이 회전목마 아닐까요?
최원재:지도가 뭐 이래? (팸플릿 요리조리
이해단:그럼 여기 갔다가... 회전목마를 타러 가는 걸로.
최원재:으시시 저택이래 귀신 나오나봐... (슬쩍 네 허리 손끝으로 살살 쓸어
이해단:그, 그만해요! (허리 쓸어대는 손 붙잡으며)
두 사람은 으시시 저택을 향해 걸어갑니다.
연보랏빛 길 위에 떡하니 선 저택은 고풍스러우면서도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흐릅니다.
<으시시 저택>이라는 이름보다는
<꿈의 저택>이라던가
<유니콘의 집> 같은 이름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네요.
저택은 적어도 3층은 되어 보입니다.
입구 앞에는 ‘노약자 탑승 금지’라는 팻말이 서 있지만
경고 문구와는 다르게 장식이나 인테리어가 제법 귀엽습니다.
창문에는 동글동글한 유령 모형이 붙어 있고,
자그마한 박쥐나 통통한 손목도 군데군데 보입니다.
이른바... 쁘띠 고어 계열이라는 걸까요?
최원재:생각보다 으시시하지는 않네
이해단:그러게 말예요...
최원재:일단 저택 들어가볼까?
이해단:(귀여운 저택 살펴보며)
저택의 문은 꼭 닫혀 있으나 문고리를 잡아당기면 끼이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밖에서 보는 것처럼 저택 내부도 그다지 무섭지는 않습니다.
깜짝 놀라게 하는 장치도 없는 것 같고요.
이해단:노약자 탑승 금지라고 팻말도 붙여 놨던데... 그 정돈 아닌 것 같아요.
최원재:그러게 별거 없네 (저택 안으로 들어가고 주위 둘러봐
이해단:그래도 다행이에요.
저택 안에는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붙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어 보입니다.
저택을 구경하며 화살표를 따라가던 최원재와 이해단은 하나로 길게 이어진 복도에서 샛길처럼 난 좁은 복도를 발견합니다.
이해단:여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관계자 외 접근 금지’니 하는 표시는 없어 보입니다.
최원재:이렇게 작게 있는 거 봐서는 그래보인다만...
이해단:(너 힐끔)
샛길을 찾았어도 화살표는 쭉 전진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원재:뭐 표시같은게 없으니까
좁은 샛길 안쪽은 조명도 닿지 않아 어두컴컴합니다.
이해단의 예상대로 직원들이 움직이는 통로일까요?
직접 들어가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최원재:그래도 아무 사람도 없는데
이해단:조금......
최원재:예전부터 직원 전용 어쩌구 궁금했거든
이해단:(널 잡은 손에 괜히 힘줘)
최원재:직원들 의도가 다 그런 거 아니겠냐 (힘이 느껴지자 안심하라는듯 네 뺨에 콧등 부비고서)
이해단:(부벼지는 콧등에 조금 긴장 풀려)
두 사람은 좁은 복도로 들어가기로 마음먹습니다.
좁은 복도 안쪽은 지금까지 보았던 잘 꾸며진 저택의 넓은 복도와는 다르게 아무런 장식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으시시’하네요.
불을 제대로 켜두지 않아 북에 붙어 있는 약한 촛불만을 의지하며 걸어가야 합니다.
그래도 다행이라 할 만한 것은 샛길이 그다지 길지 않다는 점입니다.
벽을 짚고 조금만 걸어가자... 금세 막다른 복도 끝이 나타납니다.
이해단:뭐가 이렇게 짧죠? (갸웃)
복도 끝에는 그나마 환한 촛불로 주위를 밝히고 꼬질꼬질한 곰 인형 탈을 쓴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갈색으로 바랜 누더기까지 걸치고 있어 그 행색이 더더욱 궁색해 보입니다.
행상인 곰:잠깐! 나는 수상한 사람이 아닐세.
행상인은 최원재와 이해단을 발견하자 북슬북슬한 곰 발을 마구 흔들며 두 사람을 부릅니다.
이해단:......
최원재:뭐야 약팔이?
이해단:저희를 부르는데요?
최원재:일단 뭐가 있는지 궁금하기는 하니깐..
최원재와 이해단이 저를 경계하든, 의심하든…
행상인은 콧노래를 부르며 둥그런 앞발을 솜씨 좋게 움직이더니 커다란 보따리를 풀어놓습니다.
행상인 곰:구경은 돈도 한 푼 안 들어. 한 번 보기만 해~
행상인이 보따리를 풀자 여러가지 물건들이 두 사람의 눈 앞에 펼쳐집니다.
그렇게 큰 보따리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이것들이 전부 보따리 안에 있을 수 있었을까요?
의문을 품으며 둘은 행상인의 판매 물품들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잠깐,
최원재:어 어 이거
뭔가 이상한게 껴있는 것 같지 않나요?
놀이공원에서? 한낱 행상인이 스마트폰을?
혹시 장물인 건 아닐까 생각하며 이해단이 의심스런 눈빛을 행상인에게 보냅니다.
그 눈빛을 보자마자 행상인은 변명하듯 대답합니다.
행상인 곰:그런 시선은 실례 아닌가?
행상인 말대로 제대로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보는 건 공짜랬으니까요. 보는 것만으로는 손해볼 일도 없을 거고요.
무슨 물건을 살펴볼까요?
이해단:일단 티스푼이 있네요.
최원재:티스푼 걔 꺼 아닌가?
이해단:아까 그 찻잔이 잃어버린 거... 맞겠죠?
최원재:근데말이야
크기부터가 일단 일반적인 티스푼은 아닙니다. 거의 50~60cm는 되어 보이네요.
그런데 이것, 어쩐지 낯이 익지 않나요?
네, 그렇습니다. <빙글빙글 찻잔>에서 아기 찻잔이 잃어버린 티스푼인가 보네요!
이해단:이걸 왜 팔고 계신 거예요? (의심...)
최원재:아오 자꾸 찌르네
행상인 곰:지금 날 의심하는 겐가?
최원재:에이
행상인 곰:뺏거나 훔쳐 온 게 아니라 주인 없이 떨어져 있는 물건을 주워온 거라니깐!
최원재:신기해서 물어본거죠ㅎㅎ
행상인은 적반하장으로 배짱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말이 안 통할 것 같아요.
장물이고 뭐고 간에, 구입을 해야만 아기 찻잔에게 티스푼을 돌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원재:얼마하나요^^
행상인 곰:개당 드림 코인 한 개씩이야!
최원재:우리가 4개 있으니...
행상인 곰:아이고야~ 구매 감사합니다!
최원재:너가 들래?
행상인 곰은 기쁜 목소리로... 최원재에게 커다란 티스푼을 건넵니다.
이해단:(절레절레)
이해단은 아무 것도 들기 싫어 보이네요.
최원재:빈약.. 빈약.. (결국 자기가 들음
행상인 곰:또 뭘 보겠나? 스마트폰?
겉보기에는 멀쩡하고 무사히 작동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행상인 곰:멀쩡한 물건만 판다니까~
최원재:(스마트폰 켜서 확인해
행상인 곰:어허!
행상인 곰은 전원을 켜는 최원재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뺏어듭니다..
행상인 곰:구매를 해야, 만져볼 수 있는 거 아니겠어?
최원재:칫.
행상인 곰:작동 되는 건 확인했잖나!
이해단:어떡하실 거예요?
최원재:아아 알겠어요 하나 사면 되잖아요
행상인 곰은 1코인을 받은 후... 스마트폰을 최원재에게 건넵니다.
행상인 곰:아이고야~
최원재:일단 이거는 너가 들어라
방금 전에 전원 버튼을 눌러서인지, 스마트폰은 켜져있는 것 같습니다.
최원재:이정도는 들 수 있지?
이해단:뭐... 뭘요?
최원재:그래 폰 말이야
이해단:싫어요. 둘 다 선배가 드세요. (질색)
최원재:^^
스마트폰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물건을 좀 더 살펴볼까요?
최원재:일단 사격장 이용권
이해단:주머니에 넣으시고, 이따 살펴볼까요?
최원재:하나 살게요
이해단:사격장을 또 가시게요?
최원재:돈을 따야 뭘 사던 할 거 아냐
이해단:잠시만요... 일단 살펴보고. 그것 좀 보여주세요.
최원재:이거? (스마트폰 해단이에게 건네며
<황야의 무법자> 그림이 그려진 쿠폰입니다.
겉에 쓰인 주의 사항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해단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습니다.
어지간히도 들기 싫나 보네요.
최원재:그래그래 읽어보거라
행상인 곰:이봐, 청년.
최원재:이용권 이미 샀잖아요
행상인 곰이 '사격장 1회 이용권'을 가리킵니다.
행상인 곰:아직 코인을 안 받았는데 무슨 소리야.
이해단:살 게요.
최원재:^^참 빨러.
이해단:(코인 건네며)
행상인 곰:다른 건 안 보고?
최원재:이제 코인 하나 남았는데...
행상인 곰:구경은 공짠데.
최원재:흠...
빨간 망토, 파란 망토, 초록 망토를 등에 두른 세 명의 기사가 검을 맞대고 높게 치켜든 그림을 표지로 쓴 동화책입니다.
겉으로만 보기에는 책이 묘하게 얇아 보입니다.
이해단:동화책이라니 무슨 내용일까요?
최원재:내용이 궁금한데...
이해단:(멋대로 코인 다 써버리자 찌릿)
행상인 곰은 기뻐하며 최원재에게 낡은 동화책을 건넵니다.
동화책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원재:책은 너가 잘 읽으니까
이해단:(네게서 책 받아들고)
첫 페이지부터 화려한 삽화와 함께 짧은 글줄이 쓰여 있습니다.
책이 워낙 낡아서 삽화도 글자도 많이 흐려졌지만요.
책이 원체 낡아서 조심조심 페이지를 넘겨야 할 것 같습니다.
이해단:흠... 잘못하면 찢어지겠는걸요.
동화책은 몇 페이지 이어지지 않고 뒤가 잘려있습니다.
행상인이 감히 우리에게 불량품을 판 것일까요?
이해단:......
최원재:이게 끝이야?
이해단:네, 이게 끝이에요.
최원재:돈만 잃었네
이해단:(행상인 찌릿)
최원재:다시 따러가야겠어
행상인 곰은 얄미운 목소리로 “환불은 안된다”며 딱 잘라 말합니다.
이해단:흠...
최원재:구경은 공짜랬죠?
행상인 곰:구경은 공짜 맞네! 껄껄...
길고 얇은 낚싯대입니다.
굉장히 조악한 품질이라 감히 아마추어용 낚싯대에도 못 비비겠네요.
긴 막대기에 실을 매달아 놓은 것에 더 가까운 생김새입니다.
팸플릿에 실린 지도를 보자면 워터파크는 커녕
호수 비슷한 것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데
대체 이 낚싯대는 대체 어디에 쓸 수 있을까요?
최원재:뭐지?
이해단:정말 쓸모없어 보이지 않아요?(소근)
최원재:안 사길 잘했네
행상인 곰:난 항상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네! 언제든지 들리라고!
행상인은 호탕한 목소리로 외치고 어둠 속으로 슥 사라져 버립니다.
행상인이 떠난 자리에는 막다른 복도, 벽만 남아 있습니다.
최원재:일단 티스푼을 얻었으니까
이해단:뭐였을까요...... (행상인 떠난 자리 보며)
최원재:찻잔은 탈 수 있겠네
두 사람은 좁은 복도에서 다시 넓은 복도로 빠져나옵니다.
출구를 가리키는 화살표를 다시 따라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저택의 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위험하거나 무서운 것도 없었지만 어둡고 꽉 막힌 곳에 너무 오랫동안 있었던 탓일까요?
저택 밖으로 나온 최원재는 미약한 어지러움을 느낍니다.
‘건강’ 판정합니다.
최원재:
최원재, 체력 -1
이해단:괜찮아요, 선배?
최원재:어어 좀 어지럽기만하고
이해단:좋아요, 빨리 돌려줘야 할 것 같으니까.
두 사람은 아기 찻잔에게로 돌아갑니다.
저 멀리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아기 찻잔이 보이네요.
최원재:야~
작은 찻잔:정말요???
아기 찻잔은 방방 뛰며 크게 기뻐합니다.
작은 찻잔: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티스푼 잡고 빙빙)
최원재:ㅋㅋ이제 엄마한테 가렴
작은 찻잔:우리 무대를 보러 오신 거 맞죠?
아기 찻잔은 티스푼을 찻잔에 꽂고 신이 나서는 앞서 나갑니다.
최원재:(뒤따라가며
아기 찻잔의 등장에 금줄과 ‘점검 중’ 팻말도 제거됩니다.
드디어 이 어트렉션을 탈 수 있겠네요.
이제 마음에 드는 찻잔을 골라 올라타세요!
이해단:저는...
최원재:이해단은 어떤 거 타고싶냐
이해단:(찻잔들 두리번)
최원재:나는 제일 큰거 타고싶은데
이해단:......
최원재:ㅋㅋ아아 알겠어
이해단:(입꼬리 살짝 올라가며)
두 사람은 찻잔 위에 함께 올라탑니다.
보기 좋네요.
귀여운 찻잔들과 어울리는 반주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아기 찻잔들이 저마다 다른 속도로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맨 윗줄을 쳐다보면 엄마 찻잔도 달그락달그락 도자기 몸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아기 찻잔은 엄마 찻잔의 동작을 따라하며 대오를 맞춰 움직이지요.
배경음악이 점점 고조되어 가면 찻잔들은 함께 입을 모아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가 끝나자...
찻잔들의 회전이 천천히 멎습니다.
찻잔의 회전 자체는 빠르지 않았고 찻잔들의 춤과 노래를 충분히 즐기고도 남을 속도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원재는 찻잔에서 내리자마자 격렬한 구토감을 느낍니다.
‘건강’ 판정합니다.
최원재:
최원재, 체력 -1
최원재:우욱..
어지러움이 다 가시지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흰색 간호사 옷을 입은 곰 인형 탈이 다가옵니다.
이번에도 팸플릿의 도장을 찍어주러 온 인형 탈일까요?
최원재를 바라보며 한 손을 까딱입니다.
최원재:윽.. 알았다구요.. (팸플릿 건네
이해단:선배애...... (옆에서 괜찮은 거냔 눈빛)
최원재:이런거에 지지않아.
팸플릿을 건네주자 간호사 곰 인형 탈은 빈칸에 도장을 꾹 찍어주고는
꾸벅 인사를 건넨 뒤 다시 사라집니다.
이해단:(찍힌 도장 흘긋 보고는)
최원재:...
이해단:(널 꼭 안아주고 토닥거려줘)
최원재:....(힐끔) 아아~ 머리아프다 (네쪽으로 픽 쓰러지고)
이해단:(널 받쳐들다 같이 휘청거려) 선배!
최원재:이해단 힘 좀 써봐아
이해단:(부들부들 버티다 널 꽉 끌어안고 벤치로 걸음 옮겨)
최원재:(벤치에 앉고서는 너도 빨리 앉으라는듯 자신의 옆자리 툭툭)
이해단:(호다닥 네 옆에 앉고)
최원재:(일부러 울상짓고) 그러게 몸 안 좋은가보다
이해단:좀 쉬다보면 괜찮아질 거예요. (목덜미에 머리카락이 닿아 목을 간지럽히자 흠칫흠칫)
최원재:(셔츠 카라 사이로 하관을 밀어넣고 뜨거운 숨결을 내쉬며) 없으니깐 이러지
이해단:바, 밖에서 이러시면 안 된다니까요? (네 숨결이 피부에 닿자 매우 당황하며 횡설수설하더니) 아.
최원재:ㅡㅡ 왜 또
이해단:그거 있잖아요, 그거!
최원재:뭐
이해단:아까 샀던 물건. (네 주머니 위에 손 올려)
최원재:아~ 스마트폰
이해단:꺼내봐요.
최원재:(아깝다는듯 칫, 하고 짧게 혀를 차고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켜봐)
막상 스마트폰의 화면을 켜보면... 와이파이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은 물론,
기본 앱 외에 다른 앱도 깔려있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쓸모가 없어보입니다.
와이파이는 안 되지만
기본 앱들이 남아있잖아요?
좀 더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원재:갤러리 들어가로까
이해단:(흥미진진한 눈으로 화면 쳐다봐)
최원재는 갤러리 앱을 눌러봅니다.
앱이 빠르게 구동되고... 화면에는 빈 폴더만 잔뜩 남아있네요.
사진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최원재:뭐야 이거
이해단:어어...?
최원재:별거없네 (전화번호부 들어가며
전화번호부 역시 아무 번호도 저장되어 있지 않네요.
사용되지 않았던 폰일까요?
‘자료조사’ 혹은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최원재:
최원재는 이 앱, 저 앱을 열심히 열어보았지만...
깔끔했습니다.
아무 것도 없었어요.
최원재:우리 이걸로 셀카나 찍을까
이해단:그럴까요...?
최원재:공기계니깐 내가 갖지 뭐ㅋㅋ
이해단:가지시면 이상한 곳에 쓰실 것 같은... (네 목소리에 화면 쳐다봐)
최원재:셋 (셋 하자마자 네 볼에 쪽 하며 셔터 눌러
이해단:흐힉; (깜짝 놀라며 너 쳐다봐요)
최원재:이쁘게 잘 나왔네ㅋㅋ (히죽거리며 갤러리 들어가서 사진 감상해)
이해단:잘 나왔어요? 어디, 저도 좀!
최원재:(살짝 흔들린 사진)
이해단:흔들린 것 같은데요? 초점이 안 맞잖아요.
최원재:그럼 한 번 더 찍을까?
이해단:이럴 줄 알았지.
최원재:(네 손 위에 카메라 앱이 켜져있는 휴대폰 건네며)
이해단:(폰 받아들자마자 팔 쭉 뻗어 치켜들더니) 그럼, 웃으세요.
최원재:좋아
이해단:하나... 둘... (눌러버림)
최원재:아?
이해단:(팔 내려서 찍힌 사진 봐요)
최원재:둘에 누르는게 어디있냐고
이해단:어어... (사진엔 원재만 흔들려 있어요)
최원재:너 나랑 사진 찍기 싫지.
이해단:아니에요! 잘 찍고 싶었다고요!
이해단은 기본 앱들을 뒤지다 음악 앱을 실행해봅니다.
무슨 연유에선진 모르겠지만… 왠지 음악 앱을 켜보고 싶더라고요.
앱이 구동되고… 재생 목록이 로딩됩니다.
최원재:오 뭐야
이해단:여기엔 뭔가가 좀 있는데요? (다시 네게 폰 쥐어줘요)
최원재:(음악 앱에 들어있는 목록들을 살피며)
음악 앱의 재생 목록은 온통 음성 녹음 파일로 채워져 있습니다.
최원재:(칭찬안함
재생 목록은 끝 모르고 이어져 이 스마트폰의 저장 공간은 전부 녹음 파일로만 채워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해단:(입 비죽...
재생해볼 수 있을 것 같아보여요.
최원재:웬 녹음이람?
이해단:그러니까 말예요. (귀 기울여요
최원재는 녹음 파일을 재생해봅니다.
녹음 파일 속에서의 화자는 전부 이해단지만, 그 이해단이 말을 거는 상대는 최원재입니다.
일상적이고도 짧은 몇 마디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듣고 있자면 어쩐지 안심하게 되는… 이해단의 목소리.
들으면 들을수록 묘한 기시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함께 녹음 파일을 들은 이해단 역시 복잡한 표정입니다.
최원재:...
이해단:......
최원재:이거 우리 처음보는 핸드폰 아니냐?
이해단:저 역시도 처음 보는 폰이에요.
아무것도 모르는 것마냥, 이해단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습니다.
이해단:진짜... 모르겠어요, 선배.
결국, 듣다 못한 이해단이 먼저 음악 앱을 꺼버립니다.
최원재:너가 기억을 못할때도있고
음악 앱이 꺼지자 주위는 순식간에 조용해집니다.
이해단은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해단:......
한참 동안 침묵하던 이해단이 네 표정을 살피며 천천히, 다시 말을 뗍니다.
최원재:.....(힐끔
이해단:머리는요?
최원재:이제 괜찮아졌어
이해단:그거 다행이네요. (한숨) 이제 어디로 가고 싶으세요?
최원재:(먼저 벤치에서 일어나서는)
이해단:아. (고개를 끄덕이며 널 따라 마저 일어나)
최원재:제대로 보여주겠어 내 실력을.
두 사람은 일확천금을 벌러... <황야의 무법자>로 다시 향합니다.
카우보이 곰 인형이 두 사람을 알아봤는지 손인사를 합니다.
이해단:다시 왔네요.
최원재:자자.
그가 다시 팻말을 가리킵니다, 게임을 하냐고 묻는 듯해요.
이용권을 확인한 카우보이 곰 인형은...
최원재:게임 당연히 하지
두 사람을 과녁 앞으로 안내하고... 최원재의 손에 라이플 한 정, 그리고 총알 5개를 쥐여줍니다.
다양한 직업의 코스튬을 입은 곰 인형들이 물레방아를 그리며 다시 회전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엔 얼마를 따낼 수 있을까요?
이해단:전부 선배한테 맡기겠어요.
최원재:이해단 잘 봐두라고ㅋㅋ
이해단:(옆에서 화이팅 외치며 주먹 불끈 쥐어)
최원재:아.
두 번이나 쐈음에도,
최원재:뭐야
최원재는 한 발도 맞추지 못합니다.
저런...
이제 세 발이 남았어요.
최원재:
드디어, 최원재는 곰 인형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최원재:
하지만 마지막 발은 그의 손을 떠나고 말았네요...
이해단이 아쉬운 얼굴로 최원재를 바라봅니다.
최원재:이거 고장났나보네;;;
카우보이 곰 인형 탈이 이리 오라며 손짓합니다.
최원재:(일단 곰인형한테 가며)
고장날 리가 없단 듯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네요.
최원재:두 번 맞췄어요
두번 맞췄으므로, 4점을 얻은 최원재는 곰인형에게 4코인을 정산받습니다!
최원재:후... 일단 벌긴했다
아까와 다르지 않네요! 그래도 따냈으니, 기분은 좋지요?
최원재:아까 못산게
이해단:마저 사시게요?
최원재:사러가볼까
이해단:흠...
최원재:고민이네
이해단:좀 더 둘러보다 사도 괜찮겠죠? 언제든 찾아오랬으니까요.
최원재:흠.. 너가 그렇게 말하니깐
이해단:좋아요. (손 뻗어 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두 사람은 회전목마로 향합니다...
최원재:(네 손 잡아다가 자신의 중요부위 위에 올려두고) ㅋㅋ여기도 쓰다듬어줘
이해단:모, 못하시는 말이 없으셔. (툭 쳐주고 빠르게 걸어감)
놀이공원의 꽃이라 하면 역시 회전목마가 아닐까요?
회전목마에 가까워질수록 짙은 남색으로 물든 밤하늘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색색의 조명이 더더욱 아름답게 보입니다.
희고 말랑말랑해 보이는 유니콘들은 화려한 리본을 목과 온몸에 두르고 기둥에 매달려 있습니다.
최원재와 이해단이 회전목마에 도착했을 때는 유니콘들이 가만히 멈춰있지만,
두 사람이 유니콘 등에 올라타 자리를 잡자마자 경쾌한 음악 소리에 맞춰 회전목마가 운행을 시작합니다.
이해단:저 이건... 처음 타 봐요!
이해단은 회전목마를 타고 제법 들뜬 것 같습니다.
최원재:살면서 한 번도 안 타봤냐?
이해단:네!
최원재:어려을때 대체 뭐하고 지냈길래
이해단:놀이공원에 안 온건 아니지만... 이전에도 회전 목마는 못 타봤었는데.
남이 볼 때엔 무던한 표정으로 보일 법하지만, 최원재는 알 수 있어요.
이해단은 정말 잔뜩 들떠 있네요. 이해단이 들뜬 모습을 보니 괜히 뿌듯한 기분이 드는 걸요?
이왕 놀이공원까지 왔잖아요. 좀 더 마음을 편하게 먹고 즐겨도 괜찮지 않을까요.
최원재와 이해단은 유니콘 등 위에서 즐겁게 대화를 이어갑니다.
이해단:사실 놀이공원 같은 곳은 사람들이 많아서... 영 별로거든요.
최원재:그럼 다음에도 밤에 우리 둘만 올까?
이해단:그럴까요?
최원재:돈은 꽤 나갈 법 하니깐
이해단:허락해주실까요?
최원재:(네쪽으로 손 뻗으며)
이해단:애인하고 가겠다 말할 수도 없는데.
최원재:그런거는 나중에 생각해
이해단:(손 뻗어 네 손 꽉 잡으며) 그럴까요......
최원재:솔직히 회전목마 존나 노잼인데
이해단:저는 재밌는 것 같은데. (살짝 미소지으며 잡고 있는 손등을 엄지로 슬쩍 문질러)
한참을 떠들다 보니…
회전목마가 두 바퀴쯤 돈 것 같네요.
최원재, ‘관찰’ 판정합니다.
최원재:
최원재는 고개를 돌리다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회전목마 천장에 무언가 붙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작은 전구를 별처럼 매달아 놓은 가운데, 손바닥만 한 플라스틱 케이스가 붙어 있어요.
회전목마의 천장은 상당히 높습니다. 아무리 느린 속도라지만 최원재는 회전목마 위에 올라타 있기도 하죠.
키가 큰 최원재라도 유니콘을 꽉 붙들고 팔을 아슬아슬하게 뻗어야 겨우 닿을까 말까 합니다.
무엇인지 너무나도 궁금했던 최원재는…
유니콘을 딛고 일어나 팔을 뻗어봅니다.
최원재, ‘크기’, 혹은 ‘손놀림’ 판정합니다.
최원재:
이해단:선배,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요!
최원재:야 야 그래도 닿는다
최원재의 손이 아슬아슬하게 케이스에 닿고...
그대로 케이스를 확 낚아챕니다.
성공했어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손에 쥐었습니다.
이해단:빨리, 빨리 자리에 앉아요! 그러다 넘어진다고요!
최원재:오우;; (다리 후들거리며 겨우 착석해)
어느덧 회전목마가 멈추고…
두 사람이 회전목마에서 내리니, 흰 가운을 입고 차트를 든 곰 인형 탈이 다가옵니다.
최원재를 향해 손을 내어보이네요.
최원재:아 도장도장~~ (팸플릿 건네며)
콩…
탐사자의 팸플릿에 도장을 콩 찍어주고는, 다시 저벅저벅 걸어 사라집니다.
이해단:(아실수
최원재의 팸플릿에 도장을 콩 찍어주고는, 다시 저벅저벅 걸어 사라집니다.
회전목마에서 내릴 때부터 치밀어 오르던 멀미에… 최원재는 다시금 현기증을 느낍니다.
‘건강’ 판정합니다.
최원재:
최원재, 체력 -1
최원재:우욱...
이해단:(급하게 널 부축하며)
최원재:하.. 오늘따라 왜이러지
이해단:그러니까요, 평소엔 그렇게나 건강하시던 분이. (네가 진정할 때까지 안고 있어줘)
최원재:(꽉 껴안고 울렁거림이 진정 될 때까지 기대공ㅆ어)
이해단:(힐끔...)
최원재:이렇게 안고있으니깐 좀 낫네
이해단:저 없으면 어떻게 버티시려고.
최원재:너 없으면 못버텨서 이미 뒤졌을걸
이해단:당연하죠.
최원재:(슬쩍 엉덩이 조물
이해단:이익... (얼굴을 살짝 찡그렸지만 아프다 하니 주무르게 냅둬)
최원재:다음에도 이러고싶은데에ㅋㅋ
이해단:다음 번엔 없어요. 이제 멀쩡해지셨나봐요? (너 탁 밀치더니)
최원재:글쎄다 열어봐야 알 거 같은데
최원재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살펴봅니다.
투명한 플라스틱 케이스를 벗기고... 테이프를 꺼냅니다.
겉에는 ‘사랑하는 선배, 中’이라는 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下, 다음에는 中. 어딘가 上편 테이프도 있는 걸까요?
이해단:이것도 재생할 수 있는 거겠죠?
최원재:거참
최원재가 카세트테이프를 플레이어에 넣고 재생 버튼을 누르면…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해단의 목소리입니다.
툭. 흔들리는 소리와 함께 테이프는 거기서 멈춥니다.
플레이어 안에서 윙윙 돌아가고 마구 꼬이는 듯한 자잘한 잡음이 이어집니다.
최원재가 테이프를 꺼내보면 얇은 자기 테이프가 마구잡이로 엉켜있습니다.
마치… 이해단의 복잡한 표정처럼요.
이해단:......
테이프를 찾을수록, 이해단의 목소리를 찾아낼수록 이해단은 더 큰 충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언제 녹음했는지도 모르는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내는 것에 대한 꺼림칙함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해단:기분이 이상해요.
최원재:옆에있는 진짜 이해단은 이런 말 안 해주네 (힐긋)
이해단:......저, 저도 사랑한단 말 할 줄 알거든요?
최원재:그...렇네?
이해단:전 지금도 선배를 사랑하고... 선배도 절 사랑하지 않냐고요.
최원재:(네 말을 듣고서 자신도 의구심을 품은것인지 오묘한 표정으로 카세트 바라봐)
이해단:대체 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이 테이프들이 의미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기억 속에 없는 이해단과 최원재,
너와 나는 왜, 이런 녹음 파일들을 만든 걸까요.
베일에 싸인 듯 혹은 손에 닿을 듯 너무 멀어 잡히지도 않으니 답답함만 커집니다.
이해단:(카세트 플레이어 가방 안에 넣어 정리하며) 됐어요, 이런 거에 신경 쓸 여유 없어요.
최원재:응..
이해단:다른 곳이나 가요. (네 팔 잡아끌어요)
최원재:(팸플릿을 확인하더니) 저기 문어대가리 있는곳으로 갈까?
이해단:(문어 대가리 소리에 피식하다 인상 팍) 네? 뭐라고요???
최원재:ㅋㅋ왜 이 땡그란 눈 너랑 닮았잖안
이해단은 화난 표정으로 최원재에게 달려들다...
그대로 몸을 돌려 다음 어트렉션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갑니다.
최원재:ㅋㅋ야~ 같이가아 (네 뒤 호다닥 뒤따라가며)
커다란 문어 모형을 세우고 구불거리는 긴 다리 끝에 달린 바구니들이 휙휙 돌아가는 형식의 어트랙션입니다.
<옥토네이도>라는 이름으로 미루어봤을 때 지금까지 느릿느릿 평화롭게 움직이던 다른 어트랙션들과는 장르부터 궤를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입장 대기 줄 앞에 ‘노약자 및 키 60cm 이하 탑승 금지’라는 표시판이 달려 있습니다.
격렬해보이는 움직임에, 이해단이 난색을 표합니다.
이해단:타시려고요, 선배?
최원재:내가 잘못본건가
이해단:…...이거, 너무 어지러울 것 같지 않아요?
최원재:.... (어지러울 거 같다는 말에 머뭇거리며)
솔직히...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최원재:ㅋ
옥토네이도에 타야만 도장을 얻을 수 있지만...
최원재:다 타봐야하지 않겠냐
다른 곳에 갈 수도
있지만
최원재는
이해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옥토네이토에 탑승합니다.
사실 이 어트렉션은...
타도 도장을 주지는 않습니다만,
최원재는 왠지 모를 우주의 기운에게 속아버리고야 만 것입니다.
이해단의 걱정은 정확히 맞아떨어져... 너무 빠르고 사정없이 흔들어대는 움직임에 시작부터 정신을 잃을 것만 같습니다.
이해단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옥토네이도를 타는 최원재를 바라보고 있어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운행이 끝나 바구니에서 내리자마자…
최원재는 극심한 구토감에 바닥을 구릅니다.
최원재, ‘건강’ 판정합니다.
최원재:우욱.. 우... 욱...
최원재, 체력 -3
최원재와 이해단은, 옥토네이도를 다시는 타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이해단:선배......
최원재:으윽.. .윽...
이해단:그러니까 제가, 이건 타지 말자고...
최원재:너 왜 나를 끝까지 안 말린거야
이해단:그럴걸 그랬나봐요.
최원재:좀 쉬자
이해단:좋아요. (널 부축해줘요)
두 사람은 매점으로 이동하려 합니다...
최원재, ‘관찰’ 혹은 ‘듣기’ 판정합니다.
최원재:
이동하다말고, 어디선가 두런두런 들려오는 말소리를 눈치챕니다.
두 사람은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조용히 다가갑니다.
옥토네이도 뒤쪽에 의사와 간호사 옷을 입고 곰 인형 탈을 쓴 사람 두세 명이 모여 있습니다.
그들은 곰 인형 탈을 쓰고도 저마다 진지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눕니다.
의사 곰:할 수 있는 건 다했어. 뚜렷한 원인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간호사 곰:선생님, 밖에 보호자 분이 기다리고 계세요. 다른 가족분들도 곧 도착하신다고 합니다.
의사 곰:지금 바로 간다고 전해줘. 원인을 못 찾았다고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순 없으니… 뭐든지 해보자고.
거기까지 대화를 마친 곰 인형 탈들은 갑자기 고개를 휙 돌려 최원재를 쳐다봅니다.
최원재가 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표정도 없고 북슬북슬한 곰 인형 탈인데도 최원재는 그들을 보며 막연한 공포를 느낍니다.
최원재, ‘이성’ 판정합니다.
최원재:
이해단이 최원재의 팔을 붙잡은 것은 바로 그때입니다.
왜 그러느냐고 묻는 이해단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다시 돌아보면 한데 모여 있던 곰 인형 탈들은 뿔뿔이 흩어진 후입니다.
이해단:왜 그래요?
최원재:..좆같게구네..
이해단은 그들의 대화를 듣지 못한 눈치입니다.
그렇다면 곰 인형 탈들의 대화를 엿들은 것도 혹시 착각은 아니었을까요.
곰 인형 탈들은 이미 간 곳 모르게 사라진 후이니 누구를 붙잡고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괜히 찝찝한 기분만 남습니다…
기분도 찝찝하고, 더는 이 곳에 있을 이유가 없을 것 같네요.
그럼, 다음 장소로 이동해볼까요?
최원재:이제 매점이나 가자구
이해단:네. (네 옆에 바짝 따라붙으며)
놀이공원을 찾은 손님들이 신나게 놀고 잠깐 쉬어갈 수 있게 만든 공간입니다.
뭔가를 먹고 마실 수 있도록 푸드트럭도 준비되어 있어요.
사실 ‘매점’이라고 하면 조금 올드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요.
그래도 어린 시절의 향수가 느껴지는 놀이공원이라면, 역시 ‘매점’이 어울리죠.
매점이라고 지도에 쓰여 있기는 해도 따로 건물을 마련한 건 아닙니다.
널찍한 ‘푸드트럭 한 대’와 그 옆에 세워진 ‘해머 게임 기계’가 다거든요.
푸드트럭 옆에는 ‘테이블’도 있어서 푸드트럭에서 사 온 음식을 여기서 먹고 갈 수 있습니다.
제법 오래 돌아다녔을 텐데 피곤하지는 않나요? 매점에서 잠깐 쉬어가는 건 어떨까요?
최원재:오~~~ 마침 배고팠는데
이해단:잠깐 앉을까요? 아님 뭐 파는지... (힐끔
최원재:먹을거 뭐 있는지 보러가자. (네 손 잡고서 푸드트럭이 있는곳으로 향해)
‘푸드트럭’
널찍한 트럭에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꾸민 차양을 드리우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 그림과 메뉴판을 붙여두었습니다.
안쪽에는 위생모를 쓴 곰 인형 탈이 요리에 열중하고 있고
카운터에는 커다란 메뉴판이 붙어 있습니다.
시원한 음료와 달콤한 간식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메뉴가 정말 많네요! 메뉴를 살펴볼까요?
최원재:무엇이~ 맛있을까~
메뉴를 살펴봅니다.
이해단:머리띠는 기념품인가 봐요.
최원재:저거 살 돈이없네
이해단:(음식보단 그 쪽에 흥미 보이며)
최원재:와 내가 돈 없다는 기분을 느낄줄이야;;;
이해단:현금 계산은 안 되겠죠.
최원재:너는 ?
이해단:저는... 흠.
최원재:ㅋㅋ내가 다 먹어버릴건데~
이해단:아니, 전 됐어요. (네 앞을 가로막아요)
최원재:그런가
곰 인형 탈이 최원재가 전해주는 드림 코인을 받고, 방금 구매한
최원재, 체력 3 회복
물건을 더 구매하든지, 혹은 다른 곳을 더 둘러볼 수도 있겠네요.
최원재:야 이거 개맛있네
이해단:저도 좀 주세요!
최원재:아까 해머 뭐시기 있던데
이해단:(춋또 오니쨩포즈)
최원재:거기 가보자
이해단:좀 쉬고 가요.
최원재:ㅋㅋ왜 먹고싶어?
이해단: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최원재:너 이렇게 단거 별로 안 좋아하지않냐
이해단:(널 테이블로 이끌며) 저도 배고프거든요?
최원재:ㅋㅋ아아 알겠어요 (테이블로 걸어가서 착석해_
‘테이블’
흰색 목조 테이블 네 개가 줄지어 놓여 있습니다.
두 사람 외에는 손님이 없으니 남들 눈치 안 보고 여유롭게 쉴 수 있다는 점은 좀 매력적이네요.
이해단:아... (눈치줘요)
최원재:(네 입에 도넛 갖다대려는가 싶더니 자신이 한 입 더 먹으며
이해단:선배!!!!!!!!!!!!!
최원재:ㅋㅋ아아 알겠어요 (다시 네 입에 가져다대줘)
이해단이 최원재를 향해 손을 휘두르려다 맙니다...
이해단:(한입 베어물며)
최원재:입맛에는 맞고?
이해단:(네 옆에 슬쩍 앉아) 조금 안 맞는데... 뭐, 이런 거 가릴 처진가요.
최원재:수긍하는 모습도 꽤 귀엽단 말이지....
오순도순 도넛을 나눠먹으며 사랑을 싹틔우던 그 때... 최원재, ‘관찰’ 판정합니다.
최원재:
한 번 더.
최원재:
최원재는, 뒷꿈치에 무언가가 닿았단 것을 느낍니다.
이윽고 테이블 아래 떨어져 있는 시집 한 권을 찾아냅니다.
최원재:응? 이게 뭐지
최원재가 집어든 시집에 이해단이 흥미를 보입니다.
이해단:무슨 시집이죠?
이해단은 대충 휙휙 페이지를 넘겨보다가...
...자세히 보면 페이지 자체가 조금 너덜너덜한데, 책갈피를 두고 몇 번이고 다시 읽느라 모서리가 닳은 게 분명합니다.
시집을 읽을 수도, 끼워진 사진을 살펴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최원재:(사진을 먼저 살펴봐
이해단:그러게요... 이게 뭐지? (사진을 들고 네게 보여줘)
국내의 유명한 유원지에서 찍은 것 같은 사진입니다.
화창한 날씨와 하늘을 날아가는 예쁜 색 풍선,
푹신푹신 분홍색 솜사탕과 파아란 음료수를 손에 쥐고,
머리에는 두 사람 다 답지 않게 동물 머리띠를 쓰고 있네요.
...행복하게 웃고 있는 최원재와 이해단이 찍혀 있습니다.
사진 뒤에는 ‘x월 x일, 우리의 마지막 유원지’라는 메모가 보입니다.
최원재:???
이해단:마지막...
최원재:뭐야 이거 왜 우리가 여기에 찍혀있어?
이해단:마지막이라는 말은 참 슬픈 것 같아요.
최원재:마지막 이라는 거 치고는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잖아
이해단:그러니까요. 이렇게 지금, 같이 놀이공원에 와 있으니까.
최원재:그만 우울해 바보야 (네 빰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며)
이해단:알았어요. (피식 웃고는 네 입술에 쪽 입맞춰줘)
최원재:근데 여기 시집에는 뭐라고 적혀있냐
이해단:잠시만요. (시집 뒤적여보며)
다른 내용은 쓰여있지 않은 것 같네요.
최원재:이게 끝이야?
시집 내용을 가볍게 읽어준 후, 이해단은 책을 덮습니다.
이해단:그런 것 같아요.
최원재:대충 재워달라는 시인가보네
이해단:아앗. (아쉬운 표정)
최원재:이제 나 해머 보고싶어
이해단:(마침 자기도 그 얘기하려했던 듯 고개 끄덕)
최원재:메롱 (먼저 헤머있는곳으로 우다다닥 뛰어가
이해단:(네 등 파박 때리려들다 헛손질해)
‘해머 게임 기계’
점수판이 위로 길고 바닥에 붙은 징에 해머를 휘둘러 나온 점수로 근력을 판가름하는 게임 기계입니다.
드림 코인 한 개를 투입구에 넣어 한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최원재:마침 딱 하나 남았는데
이해단:제가 이래서 함부로 다 쓰지 마시도록... (잔소리)
어디, 게임을 해볼까요?
최원재:(기계에 코인 하나를 넣으며
최원재는 해머 기계 앞에 양 발을 벌리고 서서…
있는 힘껏 해머를 휘두릅니다!
최원재, ‘근력’ 판정해주세요.
최원재:
‘3d6’ 주사위를 굴리겠습니다.
최원재:
=
점수판의 점수가 조금씩, 긴장감을 주듯 깔짝이며 위로 치켜 올라갑니다...
해머 기계에 40점이란 숫자가 뜨고…
짝짝짝~
박수 소리와 함께 해머 게임 기계의 코인 투입구에서 드림 코인이 달그락, 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최원재:오오!!@!@!!
보상인가 봐요, 방금 드림 코인 하나를 소비했었는데… 왠지 기분 좋네요!
이해단:오오... (떨어진 코인 봐요)
최원재:몇개가 나왔으려나
이해단:본전치기는 했네요?
코인은 한 개 떨어져 있습니다.
최원재:이득이없네
이해단:잃은 것보단 낫죠ㅎㅎ (네 등 토닥여줘)
최원재:너무 세게하면
이해단:선배라면 망가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최원재:더 해봐?
이해단:(조금 기대하는 눈빛)
최원재:좋아 한번 더 간다.
‘3d6’ 주사위를 굴리겠습니다.
최원재:
=
‘3d6’ 주사위를 다시 굴릴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제게 잘 하세요.
최원재:
=
다시.
최원재:
=
가보자고
최원재:
=
최원재의 운은 좋지 않은 걸로
이해단:
=
최원재:
=
=
될 때까지
굴리는걸
허락합니다
최원재:
=
=
그러길래 왜 도넛을 먹어가지고
최원재:
=
=
=
헉
최원재:(헉헉
아쉽습니다
최원재:(함 더?
더 가보시겠어요?
함가?
최원재:(지지않아.
=
=
=
=
=
최원재:
=
=
이해단은 해머를 내려치는 최원재를.... 반짝반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최원재:
=
=
=
점수판의 점수가 최고점을 넘어 마구마구 위로 치켜 올라갑니다…
최원재:(이정도면 되나
빰빠바밤~
웅장한 팡파르가 울리며 그 뒤로 박수 소리가 깔려 들려오네요.
최원재:시발.....
해머 게임 기계의 코인 투입구에서 드림 코인이 마구마구 쏟아져 나옵니다.
최원재와 이해단의 양손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이요.
JACKPOT! 축하합니다!
JACKPOT(조작된)
최원재:(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이해단:우와아~
최원재:하.
이해단:엄청나요... 선배! 보셨어요?
최원재:이게 다 몇개냐
이해단:뉴 챔피언이래요. (네 팔 붙들고 호들갑)
최원재:나 멋있지
이해단:이리 와요. (입술에다 쪽 뽀뽀)
최원재:몇개 얻은거지?
대충 100코인이라 칩시다
최원재:오우;
이해단:많이 배고프셨구나...? 그래요!
최원재:맛있엇거든
이해단:(네 등 밀고 매점으로 가요)
‘푸드트럭’
곰 인형 탈이 두 사람에게 인사합니다.
최원재:너는 머리띠 뭐 사고싶어
이해단:선배가 골라주시는 걸로.
최원재:머리띠 종류가
최원재:너는 고양이해
이해단:(곰곰 고민하고 있어) 고양이요?
최원재:좋아 이거랑 이거 두개 주시고
곰 인형 탈이 드림 코인을 건네받고,
총 23코인을 소비했네요.
최원재:(네 머리에 머리띠 씌워주며) 어울리네.
최원재, 체력 3회복
이해단:(제 머리 위에 쓰여진 머리띠 만지작) 선배도요. (가볍게 피식 웃는다.)
최원재:나도 씌워줘
이해단:(손 까딱까딱하며 너를 부르더니 네 머리 위에 강아지 머리띠 씌워줘)
최원재:우리 좀 기엽네ㅋㅋ 그치?
이해단:선배는 귀여워요.
최원재:돈도 많은데 낚시대
이해단:제 모습은 모르겠지만.
최원재:살까 말까
이해단:정말 쓸모없어 보이던데... (곰곰)
최원재:ㅋㅋ아 알았어
이해단:다음 코스가 어디였죠?
최원재:갈림길 정원이라는데?
이해단:......선배만 따라갈거니 괜찮아요.
사이좋게 동물 귀 머리띠를 나눠쓴 채, 두 사람은 갈림길 정원으로 걸어갑니다.
이 놀이공원에서 가장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어트랙션을 고르라면 이곳일 겁니다.
온갖 꽃들을 심어 주위를 장식하고, 최원재와 이해단의 키보다 높은 담쟁이 넝쿨 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최원재의 키는 188cm나 되는데도 말이에요. 그보다 큰 미로라니!
하여간, 미로라는 테마에 충실한 것 같아보입니다.
네모나게 둘러친 넝쿨 벽에 두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의 뻥 뚫린 구멍이 있습니다.
여기가 미로의 입구입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최원재:
최원재는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하고 요상한 느낌에 기웃대기만 합니다.
그것을 보던 이해단이 최원재의 옆에 와...
같이 기웃대기 시작합니다.
이해단:
최원재:(뭐임
이해단:(*시발 굴림 99뜬거봐라
최원재는 오기가 생겨...
계속 주변을 둘러봅니다.
'관찰' 판정
최원재:
최원재는 입구 옆에 ‘작은 바구니’가 넝쿨 벽에 걸이처럼 솟아난 가지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바구니 안에는 마스크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바구니 위에 작은 팻말도 함께 걸려 있네요!
이거, 마스크를 끼고 입장하라는 걸까요?
이해단:꽃이 많나보네요.
최원재:꽃가루가 엄청 날리나보네
이해단:무슨 꽃이길래 그런 건지...... (미간에 인상을 쓰며 주변의 꽃을 돌아보곤)
최원재:이런거 하나 못하도
이해단:(얌전히 마스크 씌워지며)
최원재:(자신도 고개 쭉 내밀고)
이해단:에휴. (마스크 주워들며)
최원재:왜 한숨쉬냐.
이해단:(따라하며 네게 마스크 씌워줘) 평생 챙겨드릴 생각하니 한숨이 나오네요.
최원재:싫으면 챙겨주지 마라
이해단:누가 싫댔어요? (째릿)
최원재:나도 안 챙길거니깐. (먼저 앞장서서 미로 안으로 들어가
최원재와 이해단은 마스크를 꺼내 착용했습니다. 얼굴을 가리는 느낌이 왠지 답답하네요.
이해단:기다려요...! (헐레벌떡 쫓아가)
최원재와 이해단이 갈림길 정원 안으로 입장합니다. 조금 걸어가면 커다란 분수와 함께 키가 큰 동상들이 서 있습니다.
흰옷을 입고 머리에는 왕관을 쓴 왕이 분수 바로 앞에,
그 옆에는 빨간 망토를 두른 기사가,
오른쪽에는 푸른 망토를 입은 기사가,
왼쪽에는 초록색 망토를 입은 기사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습니다.
왕은 하늘로 치켜든 손에 작은 카드를 쥐고, 검지에는 반짝이는 반지를 끼고 있습니다.
카드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해단:독이라니... 살벌하네요. 마스크를 썼으니 괜찮으려나.
최원재:여기 오래있다가 죽는 거 아닌가몰라
두 사람은 왕과 기사 동상, 그리고 분수를 빙 둘러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이해단:그래도 정원은...(주변 둘러보며)
최원재:(네 얼굴 빤히 바라보며) 니가 더요
이해단:선배에게 다행이... (얼굴 시뻘개져)
최원재:ㅋㅋ누가 꽃인지 모르겠네~
이해단:(부끄러워 얼굴 벅벅)
어느새 두 사람은 갈림길 앞에 서 있습니다.
파란 망토 기사의 동상이 보이네요. 기사는 오른쪽에 검을 겨누고 있습니다.
이해단:......
최원재:파란망토 기사는 분명 오른쪽으로 간다했는데
갈림길은 총 세 갈래로, 위쪽, 오른쪽, 왼쪽으로 길이 나있습니다.
이해단:오른쪽이 맞을까요?
최원재:일단 오른쪽으로 가보자
두 사람은 오른쪽으로 향합니다...
얼마 걷지 않아, 두 번째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오른쪽이 정답이었나 보네요.
빨간 망토 기사의 동상이 보이네요. 기사는 왼쪽에 검을 겨누고 있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길은 세 갈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최원재:왼쪽으로 가볼까
이해단:선배 말에 따를게요. 가보죠.
두 사람이 왼쪽 모퉁이를 돌자마자...
꽉 막힌 벽이 나타나버립니다.
뒤로 돌아가려고 해도 이미 넝쿨 덩굴이 드리운 높은 벽으로 막혀 오도 가도 못 하는 신세입니다.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방법 외에는 나갈 길이 없습니다.
이해단:이 길이 아니었나봐요. (너 찌릿)
최원재:그러고보니
이해단:동화책... 다시 꺼내볼까요.
이해단은 갈림길 정원의 입구로 되돌아갑니다.
최원재:아까 오른쪽이었으니깐
두 사람은 첫 번째 갈림길 앞에 다시 서서...
위로 쭉 올라가기로 마음먹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위쪽으로 올라가자...
세 번째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정답이었나 봐요.
세 번째 갈림길에도, 빨간 망토 기사의 동상이 보입니다. 기사는 위쪽에 검을 겨누고 있습니다.
이해단:아까랑 똑같은 동상이에요.
최원재:같네?
이해단:똑같이 움직이면 될까요?
최원재:위쪽으로 가보자
둘은 발맞추어 함께 위쪽으로 이동합니다.
얼마 걷지 않아... 네 번째 갈림길이 보입니다.
이번에도 정답이었나 보네요.
이해단:웬일이에요...? (놀란 표정으로 너 봐)
최원재:내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야ㅋ
이해단:(정말 감탄했단 듯 짧게 박수쳐줘)
초록 망토 기사의 동상이 보입니다. 기사는 오른쪽에 검을 겨누고 있습니다.
최원재:(으쓱
역시나, 세 갈래의 갈림길입니다.
이해단:책에는 뭐라고 쓰여있는데요?
최원재:동화책에서는 왼쪽이라고 써져있네
이해단:이상한 데에 의미를 부여하시는거 아녜요? (곰곰...)
최원재:ㅋ 그런가?
두 사람은 네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돕니다.
도중에 벽이 나타나던가 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어요.
이번에도 정답이었나 봅니다!
마지막 갈림길을 통과한 후, 두 사람의 눈앞엔 처음 들어왔을 때처럼 넓은 한 갈래 길이 나타납니다.
머리 위에는 꽃과 덩굴을 두른 아치가 길을 따라 이어져 있습니다.
슬슬 출구가 나오지 않을까 하면서 걷고 있을 때,
길옆에 만들어둔 탁 트인 공터에 넓은 탁자를 세우고 다양한 옷을 입은 곰 인형 탈들이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다과회 일까요?
탁자 위에는 희고 푸른 도자기 주전자와 찻잔, 그리고 과자와 샌드위치가 보기 좋게 담겨 있는 접시가 놓여 있고
곰 인형 탈들은 대화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대화는 귀로 쏙쏙 박히는 것처럼... 선명하게 들려옵니다.
“애석한 일이야. 이러다 따라가는 건 아닐까 무섭다니까.”
“입원한 지 벌써 2주가 넘었는데 의사도 원인을 모른대요!”
“마음의 병이죠. 달리 있나요?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아시잖아요.”
“맞아요. 상실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 법이에요.”
“그래도요, 어떨 때는 아주 편안해 보이기도 했다구요! 정말 기묘하게도…”
“어쨌든 안됐어요. 젊은 나이에…”
수다를 이어가던 곰 인형 탈들이 일제히 한숨을 내쉽니다.
꼭 한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최원재의 가슴을 날카롭게 휘갈기는 것 같은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요.
이해단은 최원재의 팔을 잡고 살짝 당깁니다.
이해단:가요, 저쪽이 출구에요. 얼른 나가서 도장 받아야죠.
최원재:.........어?
이해단도 그들의 대화가 불편한 걸까요?
최원재:그래야지
그는 최원재를 이끌고 곰 인형 탈들의 대화 소리를 벗어나 서둘러 출구로 향합니다.
무사히 밖으로 나오는 데 성공했지만...
강한 꽃가루 때문인지 머리가 지끈거리며 어지럽습니다.
‘건강’ 판정합니다.
최원재:
최원재, 체력 -1
이번에는 간호사 옷을 입은 곰 인형 탈이 다가옵니다.
이해단:(팸플릿... 하고 속삭이며)
최원재:으으ㅡ... (팸플릿 느릿하게 건네며
최원재의 팸플릿에 도장을 찍어주고, 또 여태껏 그랬던 것처럼 인사를 건넨 뒤 사라집니다.
이제 네 개째 도장을 모았네요!
이해단:저기 좀 봐요.
최원재:이제 하나만 모으면 되네
이해단이 가리킨 곳에 환하게 조명이 켜져 있습니다.
최원재:뭐?
불이 꺼진 채로 돌아가지 않던 대관람차에 불이 들어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해단:이제 운행하나 본데요?
최원재:저기가 마지막 인가보네?
대관람차의 스탬프만 모으면 이 스탬프 랠리도 끝입니다.
최원재와 이해단이 대관람차로 발길을 옮기면 바로 그 순간,
놀이공원 내의 모든 스피커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퍼레이드, 퍼레이드… 라고요?
물론 놀이공원에서 이벤트에 퍼레이드가 끼어 있는 일은 대단히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흰 상여가 나오는 퍼레이드는 들은 적도 없는걸요.
상여는 죽은 자를 모시기 위한 꽃가마.
멋진 묘기와 볼거리들로 가득 채운 퍼레이드와는 어떻게 해도 어울릴 수 없는 단어입니다.
팸플릿을 다시 읽어보면 퍼레이드에 대한 설명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맵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니르바나 캐슬의 메인 이벤트 중 하나로,
놀이공원 내부를 크게 한 바퀴 돌아 캐슬 안으로 들어가는 형식’이라고 소개가 쓰여 있습니다.
이해단:음, 어떡할까요?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최원재:근데 스탬프 5개 모아야
이해단:저희는 들어가는 걸 구경하는 입장 아닐까요? 관객이잖아요.
최원재:아, 그런가?
두 사람은 퍼레이드가 있다는 장소로 향합니다...
머지않아 점점 다가오는 쿵쿵 울리는 북과 우렁찬 금관 악기 소리가 들려옵니다.
악대입니다, 악대가 저 멀리서 질서있는 걸음으로 행진하며 다가오고 있습니다.
퍼레이드의 행렬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슴에 흰 꽃을 달고 검은 정장을 입은 악대 곰 인형 탈들을 필두로,
희고 붉고 푸른 꽃과 흰 리본으로 장식한 상여 행렬이 행진합니다.
그들이 움직일 때마다 악대의 연주 소리 사이로 상여에 달린 종소리가 딸랑딸랑 따라붙습니다.
밤하늘에 흩뿌려지는 색색의 종이 꽃잎들.
퍼레이드 행렬은 분명 아름답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차라리 지독하다는 생각마저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저미는 듯 슬픕니다.
이해단:퍼레이드라면서...
최원재:이게 메인이라니
이해단:그러게 말예요.
맞아요. 이건 퍼레이드라고 부를 수 없어요.
누군가의 넋을 기리기 위한 장례 행렬이라고 불러야 옳습니다.
행렬이 최원재와 이해단의 바로 앞을 지나갑니다.
최원재는 기우뚱거리며 흔들리는 상여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원재, ‘듣기’ 판정합니다.
최원재:
무언가를 듣는 것은 실패했지만...아직 멀쩡한 두 눈이 남았잖아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할까요?
‘관찰’ 로 다시 판정합니다.
최원재:
저런.
최원재는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합니다.
다시 온 신경을 집중해봅니다...
‘듣기’ 로 판정합니다.
최원재:
커다란 트럼펫 소리에 묻혀 무언가 툭,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분명 상여에서 무언가 떨어져 나와 바닥으로 튕겨 나갔습니다.
이제 행렬이 최원재와 이해단을 지나쳐 커다란 성으로 들어갑니다.
행렬이 멀어지고...
종이 꽃잎 사이를 뒤져보면,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든 테이프를 발견합니다.
겉에는 ‘사랑하는 선배, 上’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것이 그, 상중하 테이프의 마지막인 것 같네요.
‘관찰’ 혹은 ‘지능’ 판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최원재:
이해단:(*안타깝군요...
빌어볼 텐가요?
최원재:(*싹싹싺싹삭싹싹싹싹싹싹싹
최원재는...
최원재:(*싹싺싺싺싺싺싺싺싺싺싺싺싺
'관찰' 혹은 '지능' 판정합니다.
최원재:
왜 머리도 좋지 않으면서 지능을 굴리는지
최원재:(*해볼게요
모르겠습니다.
최원재, '관찰'
최원재:
왜 관찰도 잘 못하면서... 자신감을 가지는지
모르겠군요
이해단:비켜봐요...
최원재:이야...
테이프를 유심히 살펴보던 이해단은 뭔가를 깨닫고... 네게 말합니다.
이해단:이 테이프는 좀, 다른데요?
최원재:에? 뭐? 어디가?
이해단이 손으로 가리킨 부분을 보니,
‘사랑하는 선배’라고 먼저 쓴 뒤, 시간이 흘러 ‘上’이라는 글자를 티가 나지 않게 덧붙인 것 같아보입니다.
방금 습득한 이 테이프를 플레이어에 넣고 재생할 수 있겠지요.
재생해볼까요?
최원재:(재생 버튼 누르며
최원재는 테이프를 조심히 플레이어에 넣고, 재생 버튼을 눌러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이해단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심한 노이즈와 함께 테이프는 끊겨 버립니다.
문득 최원재의 손에 무언가 닿습니다.
이해단이 옆에서 손을 뻗어 당신의 손을 잡고 있습니다.
그 손끝에서 깊은 슬픔이 전해집니다.
스스로도 어쩌지 못할 만큼 애틋하고 가련한 감정에 손을 잡고 함께 추락하는 것처럼.
재생 버튼을 다시 한번 눌러보지만
자기 테이프라 되감기는 소리만 윙윙 들려올 뿐,
이해단의 목소리는 되감기지 않습니다.
최원재의 손을 잡고 있는 이해단은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얼굴로 최원재를 바라봅니다.
많은 감정 속에서도 가장 깊고 넓게,
이해단을 좀먹고 있는 감정은 분명 슬픔과 비통함이겠죠.
이해단:가요, 선배.
최원재:.....응
퍼레이드, 장례 행렬은 이미 다리를 건너 성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최원재와 이해단은 대관람차를 향합니다.
놀이공원 투어의 종착점으로.
불 꺼진 모습을 멀리서 봤을 때도 그 압도적인 크기와 높이로 웅장함마저 느껴졌던 곳입니다.
작고 예쁜 조명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느리게 움직이는 모습은 그 사랑스러운 빛에 눈앞이 흐려집니다.
대관람차로 향하던 최원재는 문득 뒤를 따라오던 이해단의 발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주 불쑥, 너무 조용하다고.
휙 뒤를 돌아보면 조금 뒤에서 걸어오고 있어야 할 이해단의 모습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이름을 크게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없습니다.
어디로… 어디로 갔지?
또, 또 어디로 가버린 거야,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이해단이 사라졌다는 두려움으로 망연자실한 최원재의 귀에 이해단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선배’, 라고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대관람차의 입구 앞에 창백한 낯빛의 이해단이 서 있습니다.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함께 웃고 떠들던 그가…
왜 이렇게 수척해졌을까요?
이해단은 말라버린 손목을 내밉니다.
이해단: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최원재:너 뭐야
이해단:왜 그래요. (옅게 웃으며) 잠깐 볼일이 있었던 것 뿐이에요.
이해단:(대관람차 슬쩍 올려다보며) 선배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든요.
최원재:(네 차디 찬 손을 맞잡고 묵직한 목소리로) 여기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째서, 그리고 어디로 갑자기 사라져 버렸었는지, 그리고 왜 갑자기 이렇게 낯빛이 나빠졌는지,
분명 뒤에서 걸어오고 있었는데 어떻게 대관람차 앞까지 가로질러 갈 수 있었는지…
최원재는 아마 묻고 싶은 게 아주 많을 겁니다.
그런 당신의 표정을 보며 이해단이 옅게 미소짓습니다. 제대로 대답하지 않네요.
이해단:그냥, 조금 피곤할 뿐인데. 별 일 아녜요.
최원재:(하는 수 없이 네가 이끄는대로 발걸음을 옮겨)
두 사람이 입장 대기 줄을 지나쳐 입구에 서면…
동그란 관람차가 기다린 듯이 멈춰섭니다.
자. 이제 관람차에 올라타요.
마주 보며 앉으면 관람차가 두둥실 떠올라 위로 움직입니다.
이해단:아름답죠?
이해단은 그렇게 말의 첫머리를 뗍니다.
최원재:니가 더
이해단:제가 더요?
최원재:응 너가 더
이해단:(피식 웃으며 널 잔잔한 표정으로 바라봐)
최원재:니가. .더..
이해단:조명이랑 불빛도.
최원재:(느릿하게 고개 올려서 하늘 바라봐)
이해단:저기 성도 좀 봐보실래요, 선배? (네 손 붙잡고는 아래로 시선 유도해)
최원재:(아래를 슬쩍 내려다보고 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이해단:저렇게 아름다운 성을 본 적 있어요?
이해단은 여전히 버석거리는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듯, 애틋한 애정이 묻어납니다.
최원재:너것도 너가 더..
대관람차 앞에서 사라졌던 그 잠깐 사이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 것만 같습니다.
모습은 여전히 최원재 당신이 사랑하는 이해단 그대로인데요.
말을 마치고 이해단은 느리게 숨을 토해냅니다.
이해단:...선배.
이제 그는 긴 이야기를 시작할 거거든요.
길고도 힘든, 진짜 이야기요.
이해단:눈치 채셨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이해단:(창 너머를 계속 바라보다가) 믿기지 않죠? 이런 소설같은 이야기.
최원재:믿기 싫은데 이런거
이해단:저도 제가 이렇게 비현실적인 얘기를 하게 될 줄은...
이해단:결국 여기까지 오고 말았네요.
이해단:죽음으로 건너갈 수 있어요.
이해단:나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었고…… 우리는 함께 이겨내자고 했었죠.
이해단:선배의 마음의 병을 악화시킨 원인이 되어버린 거예요.
이해단은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가다듬으며
네 시선을 지나쳐 창 밖을 바라봅니다.
이해단:제가 없어도 선배에게 잘 자라고 인사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어요.
크게 원을 그리며 위로 올라가는 관람차는 높은 바람에 미약하게 기울어지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관람차의 가장 꼭대기,
니르바나 캐슬에서 가장 높은 곳.
펑.
퍼펑.
밤하늘에 불꽃이 쏘아올려집니다,
불꽃놀이가 시작되었어요.
가장 아름답고
또 가장 덧없는 불꽃을 등에 지고
이해단은,
이해단:사랑해요, 선배.
사랑을 속삭이며, 웃습니다.
이해단:이 관람차가 멈추면 우리는 헤어지겠지만요.
불꽃처럼 환하게 웃었습니다.
관람차는 가장 위 꼭대기에서 잠시 기우뚱거리고…
다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먼 하늘을 위에 두고 아래로,
더 아래로.
땅이 가까워지면, 이해단은 손을 내밀어 다시금 최원재의 손을 맞잡습니다.
이해단:선배, 스탬프 랠리의 도장을 다 모으면요... 저 성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골든 티켓을 얻을 수 있어요.
하강 끝에 관람차가 멈춥니다.
출구에는 의사 가운을 걸친 곰 인형 탈이 하나,
옆에 간호사 옷을 입은 곰 인형 탈도 한 명 더 서 있습니다.
이해단은 최원재와 함께 관람차에서 내립니다.
그 역시 대관람차 안에서 차라리 시간이 멈춰버리기를 바랐을 테지만…
시간을 붙잡는 것은 사람의 욕심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이해단:선배. 마지막까지 제가 곁에 있을게요.
연보라색 팸플릿에 마지막 스탬프가 찍힙니다.
이제 곧 끝이라는 생각 때문일까요?
무엇을 타도 내릴 때마다 잡아먹을 듯이 엄습하던 두통이
이번에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흰 가운을 걸친 의사 곰 인형 탈은 최원재의 팸플릿에 찍힌 네 개의 스탬프를 확인하고, 품에서 골든 티켓을 꺼내 건넵니다.
최원재가 골든 티켓을 받아들자... 주변에서 박수 소리가 들려옵니다.
언제 이렇게 모였담.
어느새 대관람차 주변을 둘러싸고 모인 곰 인형 탈들이 최원재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환호성도 없고 팡파르도 없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들은 최원재를 축하해주고 있습니다.
이해단도, 최원재를 향해 박수를 보냅니다.
표정은 조금 슬퍼보이지만요.
자. 최원재.
당신의 손에는 골든 티켓이 있습니다.
이해단은 당신의 손을 기꺼이 잡을 것입니다.
당신의 선택이 어디로 향해도,
그는 떠나지 않습니다.
이제 선택의 순간입니다,
최원재:있잖아 해단아
이해단:네, 선배.
최원재:레일에서 봤던 풍경도 이뻤고
이해단:네, 선배......
최원재:정원에서 봐왔던 동상들도 이뻤고
이해단:네... 말하셨어요.
최원재:온 세상 아름다운걸 다 바쳐도
이해단:(네 표정을 보며 애써 눈물을 참다가) 안... 돌아가실,
최원재:너는 내 표정중에
이해단:저는... (오래 뜸들이지 않고 대답해) 당연히 웃는 모습이죠.
최원재:그 웃는 모습이 너 하나때문에 나오는건데
최원재:(골든티켓 흔들거리며)
최원재는 손안의 골든 티켓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이곳은 생과 사의 경계라지요.
생도 사도 고르지 못한 사람이 오는,
삶의 마지막 유예.
그러나 지금은 생이든 사든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원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도 사도 아닌,
영영 잃어버렸을 거라 생각했던 이해단이 다시 제 앞에 나타난 것이니까요.
이렇게나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연인을 두고
어떻게 떠날 수 있나요.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겠어요.
최원재는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골든 티켓을 손에 넣었으나,
어디로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이해단을 여기에 두고서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어요.
그렇기에 최원재는 놀이공원에 남기로 했습니다.
이해단에게 널 두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해단:그렇구나... 절 두고 갈 수 없구나, 선배.
이해단이 작게 중얼거립니다.
그 얼굴은 아주 복잡한 감정을 안고 있습니다.
기쁜지, 슬픈지, 체념한 것인지…
그래. 너는 그랬지.
고작 카세트 플레이어에게 들러붙은 영혼의 일부에게마저 이토록 애정을 쏟는구나,
상냥하고 다정한 너는...
이해단:이곳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한발만 걸친 세계에요.
이해단:안전한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여기에서…
최원재: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니. 딱 나네
최원재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최원재:그리고 원래 우리 둘은 밤에 더 돈독해지잖아
이해단:(그 말을 듣고 피식 웃어) 맞아요...
선택권을 손에 쥐여주더라도 고를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눈앞에 이해단이 있다면 최원재는,
그는 어디에도 가지 못합니다.
너의 곁만이 나의 자리이기에,
삶도 죽음에도 나의 자리는 없기에.
이 모든 일은 필연적으로 정해진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최원재는 이해단을,
이해단은 최원재를 끌어안습니다.
까만 밤하늘의 별들,
반짝거리며 부서지는 놀이공원의 빛은
두 사람의 맞잡은 손과 발밑을 비춰줍니다.
이 손을 놓기 전까지 놀이공원의 조명은 꺼지지 않을 겁니다.
이곳에 갇혀 억겁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해도...
너만 내 곁에 있어 준다면.
✦ ─────────────── ✦
“■■■호 환자분은 결국 병동 옮기신대요? 저는 병원 자체를 옮기실 줄 알았어요.”
“정말요? 그거 결정된 거예요? 거의 석 달 넘게 혼수상태라고 들었어요.”
“저희 과장님도 엄청 심란하신가 보더라고요. 이유도 뭣도 모르니까 다들 지치기만 하고.”
“그래도 병동 옮기신다니까 사실 좀 다행이기도 하고. 그 병실에서 귀신 나온다고 소문 자자하잖아요.”
“에이. 병원에 귀신이 한둘도 아니고.”
“그렇지만 이번엔 진짜란 말이에요. 밤마다 사람 목소리가 들린대요. 웃는 목소리랑…”
“잘못 들은 거 아니에요? 그쪽은 1인실이라 낮에 방문객 외에는 못 들어갈 텐데?”
“진짜라니까요. 저도 야간 당직한테 들은 건데 밤마다 누구 목소린지는 몰라도 막 속닥거리는 목소리가…”
✦
END 3. 연장 영업
당신의 목소리로 잠들게 해줘
- END -
수고하셨습니다.
카세트 플레이어
(보이는 버튼 마구잡이로 눌러봐)
연보라색 팸플릿
높은 곳에서 한 바퀴 둘러보는 모노레일 같은 건가 봐요.
밤의 놀이공원이라니... 분위기 좋네요.
그래도 저것 봐요, 예쁘지 않아요? (보란 듯 빛나는 놀이기구들 가리켜)
쟤네보다 니가 더 이쁜데?
(네 말 듣고 얼굴 시뻘개져)
대체...! 평소 안 하던 소릴 다 하시네요.
(흘겨봐요)
자느라 다 까먹었지?
실망~
아녜요... 들었을 거라고요.
기억해요 (뻥)
(너 쿡쿡쿡쿡)
잠깐 기대어 쉬실래요? (널 끌어안고 제게 기대게 만들어)
(*사람이 끌어안았으면
(*반응을 어???
(*ㅋㅋㅋㅋㅋㅋ
잠을 너무잤나
(네 등을 토닥여주며 더욱 꽈악 끌어안아)
너보다 공부 잘하겠네
(의사 가운에 밀린 기분이 들어 조금 부들부들)
(손 슉 빼서 내리며)
아, 팸플릿 (인형 탈 손 위에 팸플릿 올려놔)
도장받았어
귀엽네요.
저 닮았어요(뻔뻔)
이거 선 따라서 가는 코스인가본데
근데 선배.
왜?
할로윈 기간 아닐까요?
(흘끔)
찻잔보다 더 재밌어보이는게 있는데?
황야의 무법자?
무법자?
싸우는 거 같네
우리 이거 가보자
알았어요.
총알을 무료로 준다는데요?
(너 힐끔)
(곰인형한테 팸플릿 보여줘)
(묵직...)
(가볍)
제가 먼저 해볼게요. 가만히 계세요.
기준치: | 25/12/5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아
아미안
기준치: | 25/12/5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아.
(뽀뽀 해달라는 눈빛
(카우보이 곰 인형 몰래 네 뺨에 쪽)
ㅋ
자 갑니다.
기준치: | 25/12/5 |
굴림: | 42 |
판정결과: | 실패 |
불량이야?
쏴본다
기준치: | 25/12/5 |
굴림: | 2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게되네
2대0이야.
비켜요.
(슬쩍 귀에 바람불어넣음
기준치: | 25/12/5 |
굴림: | 55 |
판정결과: | 실패 |
선배!
하바보
(다시 총 치켜들며)
기준치: | 25/12/5 |
굴림: | 99 |
판정결과: | 대실패 |
며와
와ㅋㅋ
기준치: | 25/12/5 |
굴림: | 1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오빠 감 잠았다.
이제 한 발밖에
남은 거 아녜요?
아껴두세요.
(밀침)
기준치: | 25/12/5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어쩜이러냐
액땜했다치고
알았어요.
(철컥)
기준치: | 25/12/5 |
굴림: | 49 |
판정결과: | 실패 |
아직 한 발 남았다.
기준치: | 25/12/5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아.
내가 그래도 땄잖냐
(시무룩)
이제 아까 찻잔으로 갈까?
좋아요.
(기웃기웃)
제일 커서 마음에 들어ㅋ
아니! 못 하시는 말이 없으시네! (당황하며 주위 둘러봄)
탈 수 있나?
점검 중이라는데요?
기준치: | 40/20/8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90/45/18 |
굴림: | 3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디서 이상한 소리 못 들으셨어요?
이해단 우는 소리보다는 듣기 싫네
아닌 척 하기는 (네 손 꼭 잡고 손등에 입술 부벼
흥...
하여간, 저기에서 들린 것 같아요.
혼자 가는 건 좀 (눈치)
그래 오빠가 같이 가줄게
당연히... (네 손 꽉 붙잡아)
(찻잔에게 반말
엄마가 아시면 크게 혼날 거예요.
어쩌면 이제 무대에 끼워주지 않을지도 몰라요.
(나름 달래주는거임
울고있는건데
(못마땅한 표정으로 너 보며)
그런데 저는... 티스푼을 잃어버렸어요.
이걸로 벌써 세 번째예요.
이번에도 잃어버렸다는 걸 엄마가 아시면 크게 혼내실 거예요…
어쩌면 무대에 영영 못 올라갈지도 몰라요.
주위를 몇 번이나 돌았는데도 못 찾았어요.
아 아니다.. 후...
누, 누가 가져간 건 아닐까요?
어쩌면 제가 잃어버린 게 아니라 도둑맞은 걸지도 몰라요......
남탓지리네
티스푼은 모르겠고... 저기.
혹시 입구에 점검 중 팻말을 걸어둔 이유를 아니...?
(조심스레 물어봐)
무대에 올라가면 티스푼이 없다는 걸 들키니까...
무대에 못 올라가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도망쳐버렸거든요.
엄마는 깜짝 놀라셔서 운행을 잠깐 미루자고 하셨지만,
만약에 제가 거짓말한 걸 들켰다간... 잃어버린 것까지 더 크게 혼내실 거예요.
있단 거 아니냐?
그럼 저는 크게 혼날 거예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티스푼을 꼭 찾아야 해요. 꼭이요.
어떡하죠, 선배?
야 일단 여기서 대기해
(귀찮아서 걍 나가고싶은듯 인상 구기며
못된 눈빛 안 치워요?
애 놀라요.
그럼 다녀온다
(찻잔에게 인사해) 다녀올게.
(찾을생각 까먹음
이대로 지도 따라 이동할까요?
회전목마로
가면되려나
(지도 훑어보며)
일단 가보자
저택부터 들러요. 더 가까워보여요.
귀신~
네. (그래도 무서운지 네 뒤에 바짝 붙어)
그냥, 흠. 뭐라해야 하죠? 즐거운 저택 탐험 같은 느낌?
안은 생각보다 깨끗한데?
무섭거나... 징그러운 그런 거였다면… 좀…… 그랬을 것 같아서. (너 힐끔)
(기웃)
직원 출입 구역일까요?
궁금하지않아?
그치만요, 무서운게 나오면 어떡해요.
놀라면되지ㅋㅋ
들어가보자.
네.
나는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귀한 물건들을 파는 행상인이지.
좋은 물건만 들여놨으니 한 번 둘러나 보게!
그러니까요. (소근)
저기요 아저씨
뭐 파시나요
낚싯대
, 낡은 동화책
, 커다란 티스푼
, 사격장 1회 이용권
, 스마트폰
……전부 뒤 구린 것 없이 깨끗한 물건이라고.
일단 한 번, 제대로 봐.
뭐부터 살펴볼까요?
일단 티스푼을 좀 봐야겠어
티스푼 좀 보여주세요.
커다란 티스푼
(도와달란 듯 네 등 쿡 찔러)
저기요
이거 (티스푼 가리키며) 어디서 어떻게
구해온건가요
쯧... 버르장머리 없는 청년들 같으니!
너무 고와서
그렇구나~~~
물건이 좋아보이는데.
좋아요 하나 사죠
그리고 또 뭐냐....
흠...
이거. (스마트폰 가리키며) 전원 들어와요?
스마트폰
주세요 그것도
구매 감사합니다!
폰이요? 티스푼...?
아오..
일단은 흠.. 여기서 코인이 중요한 걸 알았으니
사격장 1회 이용권
살 거야?
선배 주머니에 챙겨넣으시고요. (이용권 접어 네 주머니에 넣어줘요)
저 낡은 동화책은
뭔가요
낡은 동화책
짐작도 안 가는데요.
(책이어서 그런지 조금 흥미가 동해)
궁금한거는 못 참지 (코인 건네며
이거 살게요
읽어줘.
읽어볼게요.
뒤가 잘려있는데요?
장난하나.
(같이 노려봄
가진 코인은 다 썼지만요.
이거, 아직 덜 살펴봤어요. (낚싯대 가리키며)
물건만 잠깐 보여주세요.
낚시대 보여줘요
낚싯대
이제 더 볼 거 없지?
기준치: | 80/40/16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괜찮네.
이제 찻잔한테 가볼까?
우리가 티스푼 찾아왔다
점검중도 풀고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절 따라오세요!
그냥 무난하게... (바로 눈앞에 있는 찻잔 위에 올라타며)
선배는요?
우리 따로탈까? (떠보며
저는 선배랑 같은거 타고 싶어요. (찌릿)
우리 도련님 하고싶은거 하게 해줘야지.
(너 따라서 찻잔에 들어가서 앚아
기준치: | 80/40/16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좀 안아드릴까요?
어..
좀 어때요...? (토닥토닥)
벤치에라도 앉아서 쉬실래요?
그럴까?
이제 혼자서 좀 앉아 봐요. (벤치 앞에 서며)
뭐해 안 앉고
(얼굴 들이밀며 네 표정 살펴봐)
왜 자꾸 어지러우시지... 몸이 많이 안 좋은거 아녜요?
빨리 간호해줘 (네 허리 끌어안고서 목덜미에 머리대로 부비적거려)
아무리 사람이 없다 해도...
(밀어내려다 한숨 푹 내쉬고는 등 어루만지며 도닥여줘)
우리, 천천히 움직이도록 해요~ 착하죠.
서,선배, 선배애.
네네. (고개 끄덕끄덕끄덕)
뭐가 있으려나 여기에는
들어가볼까
아무것도 없네요.
기준치: | 40/20/8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시ㅣ시시시시발
(네 옆에 슬쩍 붙으며)
(카메라 앱 켜서 팔 위로 쭉 뻗고) 자자
하나
둘
선배!!!!! (헐레벌떡 네 손 잡아다끌며 화면 보려해)
보여줘요오... (기웃기웃기웃)
좋아요. 이번엔 제가...
(손 내밀어) 이리 주세요.
셋.
너 뭐 뭐야
분명히 셋에 눌렀는데요?
흥...
(카메라 앱 끄고 폰 이리저리 눌러가며 살펴봐요)
선배는 못 찾으셨죠? 전 찾았는데.
(칭찬하란 듯한 눈빛 보내요)
(재생해보먀
너 목소리가 여기서 왜 나오는건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기억이 나질 않아서요.
솔직히, 이렇게 많은 양을 녹음했다면, 제가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잖아요?
신기하네
우리 사격장 이용권 받았잖냐
돈 따러 가야지
이번엔 제대로 따오자고요.
(이용권 보여줘
기준치: | 25/12/5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앗...
다시
기준치: | 25/12/5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5/12/5 |
굴림: | 2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얏호 ㅋ
기준치: | 25/12/5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
기준치: | 25/12/5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아
낚시대였으니깐
아낄지
살지
어쩔까?
네 말 들을게.
이제 회전목마로 갈까?
이래서 놀이공원 하면, 사람들이 회전목마에 타는 사진들을 많이들 찍었나 봐요.
이렇게 사람 없는 놀이공원이면 (주변 둘러보고)
몇 번을 와도 괜찮을 것 같아요.
우리가 이런 곳 빌릴 재력은 되잖아.
미리미리 준비 안 해 뒀다간, 출처모를 소비 덕에 아버님께 혼나시겠지만.
꾸준히 준비해두도록 하세요.
이건 말해야겠네
손 잡아줘.
너랑 이러고 있는 건 기분 좋네
기준치: | 40/20/8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90/45/18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자꾸 이러셔서 큰일이네... (안고 토닥토닥토닥토닥)
원래 이런거에 멀미 잘 안 하는데...
좀 어때요?
그러니까 계속 있어줘
힐링
ㅡㅡ 이번만이에요.
(슬슬 진정됐는지 개구지게 웃어)
아까 주운 거나 봐요.
뭐예요?
(케이스 요리조리 살피며
회전목마에서 찾은 플라스틱 케이스
플레이어 꺼내 봐요. (널 재촉하며)
(카세트를 플레이어에 넣어봐
카세트랑 연애해야겠네~
(쉬익...)
이거 말인데요. (카세트 플레이어 툭 치며)
우리가 사랑했던 기록을 남겨놓으려고 했다는데…
우린 기억도 못 하고 있잖아요.
그걸 잊어버릴 리가 없는데 기록까지 남겨둬야 했을까...
(여전히 안 좋은 표정이며)
언젠가 찾아올 미래에, 선배를 위해서라니…
세상이 망하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리가요.
(어이없어하는 표정 되어요)
그렇네
이거 눈 보니깐 너 닮은 거 같기도ㅋㅋ
아 아니네
왜 이거 재밌어 보이는데
스릴 있어보여서 맘에드는걸?
흠...
그러면 다른 거 구경할겸
매점이나 가볼래?
ㅋ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기준치: | 80/40/16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안쓰러운 눈빛)
아으..
괜히탔다...
더 고집부려서 말렸어야지
하...
잠깐 매점에 들러서
기준치: | 40/20/8 |
굴림: | 1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90/45/18 |
굴림: | 8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 아니야
배고프세요?
크림 소다
→ 드림 코인 1개 (체력 1 회복)오늘의 커피
→ 드림 코인 1개 (체력 1 회복)유니콘 솜사탕
→ 드림 코인 2개 (체력 2 회복)카라멜 츄러스
→ 드림 코인 2개 (체력 2 회복)스트로베리 필링 도넛
→ 드림 코인 3개 (체력 3 회복)곰 인형 머리띠
→ 드림 코인 10개강아지 인형 머리띠
→ 드림 코인 10개고양이 인형 머리띠
→ 드림 코인 10개나는 도넛 먹고싶어졌어.
선배가 드시는거 절반요.
일단 도넛 하나랑...
커피 마시자
너 커피 좋아하니깐
여기요~ 아저씨~
언제 또 쓸지 모르잖아요(소근)
도넛 하나만 주실래요?
스트로베리 필링 도넛
을 구매했습니다.스트로베리 필링 도넛
를 건네줍니다.일단 배는 조금 채웠으니까
조금만 주세요.
일단은 앉아서...
자, 아~ 해봐
ㅋ맛있네
(우물...)
역시 좀 많이 다네요. (우물우물우물)
기준치: | 40/20/8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0/20/8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시집 들고서 테이블 위에 올려놔
시집
인화 사진
이 끼워진 페이지에서 멈춥니다.이거 뭔 사진이야
인화 사진
언제 찍은 사진인지는 모르겠지만…(조금 침울)
어쨌든 마지막은 아니었네요.
나중에도 또 올 거고.
일로와 (입술 살짝 내밀어
더 볼 거 없지?
(남은 도넛 마저 먹어치워
네. (시집을 네 가방 안에 챙겨넣어줘)
어느정도 좀 쉰 것 같죠?
빨리 뭐든 내려치고싶네 ㅋ
이해단 엉덩이도 내려 치고싶고~
아아니... 뭐, 뭐라고요?
해볼까?
네, 좋아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3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rolling 3d6
(
+
+
)
1
6
1
8
그런데 우리 선배가... 40점밖에 안 되시다니. (실망하는 표정)
망가지잖니.
내가 힘 조절 한거라고
기준치: | 80/40/16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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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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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more
(*pl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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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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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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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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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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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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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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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5
6
6
17
(헉헉
해냇다.
보이냐?
이제 그걸로 머리띠 사주세요.
(입술 쭉 내밀어
헤헤...
(코인 세보며
이걸로 매점 털자.
일단 너랑 나 머리띠도 사고
도넛 하나만 더 먹을래ㅋㅋ
선배껀 제가 골라드릴게요.
뭐가 있었더라.. (헤머치느라 까먹음
곰 인형 머리띠
→ 드림 코인 10개강아지 인형 머리띠
→ 드림 코인 10개고양이 인형 머리띠
→ 드림 코인 10개선배는 그럼...
(강아지 머리띠 가리켜요) 곰보다는 개가 더 귀엽거든요.
도넛도 주세요
스트로베리 필링 도넛
, 강아지 인형 머리띠
, 고양이 인형 머리띠
를 최원재에게 건네줍니다.헤에... (만족스러운 표정)
(네 볼에쪽
그럼 다음코스로
갈까?
우리 갈라서나보다
근데 생긴거보면 미로같네
(너 힐끔) 길치...
일단 가보면 알겠죠.
기준치: | 40/20/8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90/45/18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미친거아녀
기준치: | 40/20/8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일단 쓸까?
(마스크 하나 집어들어
씌워주세요. (목 쭉 들이밀어)
못하고 내가 다 챙겨줘야겠네ㅋㅋ (네 얼굴에 마스크 씌워줘
그럼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셔야지. (넌 안 끼냔 눈빛 보내요)
나도 누가 챙겨줬음 좋겠네
이런거 하나도 못하시고... 제가 다 챙겨드려야겠네.
정말 예쁜 것 같지 않아요? 그 흔한 벌도 한 마리 안 보이고...
선배는... 그렇게 훅 치고들어오셔서... 하아......
파란 망토 기사... (고개 갸웃)
오른쪽으로 가볼래요?
대충 기사들이 알아서 처리해주겠지
동화책에서는
빨강이는 위쪽으로가던데
동화책 말에 따라야 하나보네
일단 처음으로 돌아가요. (반지의 보석 누르며)
그래도 쭉 가고
(빨간기사 앞에서며)
얘가 위쪽으로 간다했지?
위쪽으로 가봐야겠다
흠
일단 동화책 말에 따라서
선배도 영재교육을 받으셨다 그거죠, 어릴 때에.
근데말이지
아까전에 봤던 동상에서는 왜 초록이만
무릎 꿇고있었을까
그럼 뭐 왼쪽으로 가자
어어 그래
기준치: | 80/40/16 |
굴림: | 3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디?
저거 타고 나면, 도장도 다 모이겠죠? (팸플릿 흘끔 보며)
얼른가서 도장 다 채우자ㅋㅋ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요. 메인 이벤트라잖아요.
들어 갈 수 있는 거 아니었냐
그냥 타도 되는건가싶네
(씩 미소지으며) 가볼래요?
그럼 뭐 보는것 정도야
여기까지 왔는데 메인은 즐겨야지.
가자
장례 행렬 같아요.
기준치: | 40/20/8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ㅅㅂ
기준치: | 40/20/8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0/20/8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넘높잖아 ㅅㅂ
기준치: | 50/25/10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관찰로
기준치: | 40/20/8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해단찬스
(네 옆으로 끼어들며)
기준치: | 90/45/18 |
굴림: | 8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대관람차, 타야죠…...
...한참 찾으신 얼굴이네. (네 얼굴 살짝 들여다보며)
갑자기 사라져서는 왜 여기있는데?
얼굴은 왜 갑자기 삐쩍 꼴았어
이제 같이 대관람차... 타러 갈까요?
여기서 가장 높은 곳으로 가는 거예요.
저기 위에서...
말 못 하는거냐?
저, 얼른 선배랑 대관람차 타고 싶어요.
피곤하니까…… 타면서 쉬기도 할 겸.
얼른 가요. (네 손 붙잡고 잡아당겨)
하늘 좀 봐요, 정말 예뻐요, (고개 들어 하늘 보란듯 턱짓해)
그것도 니가 더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선배를 만날 수 있어서, 선배와 마주 볼 수 있어서
제가 얼마나 기쁜지 ......선배는 모를 거예요.
저것도
이 곳 니르바나 캐슬은… 사람이 죽기 전에 잠깐 머무르는 곳이에요.
죽었지만 죽은 게 아니고... 살았지만 산 것이 아닌 자들이 이곳으로 오게 되는 거죠,
믿으셔야죠. (잡은 네 손 쓰다듬어주며)
,,,,,,선배.
선배의 병은 마음의 병이었어요. 그 병이 선배를 집어삼켰고...
저기 좀 보실래요? (창 밖으로 손짓하며 성으로 향하는 다리를 가리켜)
성으로 들어가는 다리가 있죠?
아까 상여 행렬도 저 다리를 건너 성으로 들어갔거든요. 짐작가는 게 없으실까요? (씁쓸하게 웃으며)
다리를 건너 성으로 들어가면…
그리고… (머뭇머뭇 뜸들여)
저, 선배에게 사과하고 싶거든요.
선배의 마음의 병은 제게서 비롯된 거잖아요. (차분하게 네 눈을 바라봐)
저는 선배를, 그리고 우리를 위해 제 목소리를 이곳저곳 녹음해 남겼었지만,
그게 오히려 선배를 망가뜨린 걸지도 몰라요.
제 불찰이에요, 전부.
제가 없어도...
선배에게 사랑한다고, 잘 자라고 말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사랑해……
그래도, 앞으로도 영원히... 선배를 사랑할 거예요.
하지만 선배는 완전히 죽은 게 아니니까… 티켓을 찢어서 다시 삶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요.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거예요,
선배가 원하는 곳으로.
찻잔들이 돌아가는 모습도 이뻤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목마도 이뻤고
관람차에서 본
제일 아름다운 불꽃놀이도 예뻤어
근데 내가 아까 말했지?
그거 보다 니가 더
이쁘다고말이야
역시 제가 제일 예쁘죠? (널 보며 울상짓듯 웃어줘)
역시 나한테는 이해단 니가 젤 예쁘단말이지 (파들 떨리는 입술 새로 턱턱 막히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너같이 예쁜애를 놔두고
내가 어딜 가겠니
생각이세요?
어떤 표정이 제일 좋아?
그 모습이 제일 좋아요.
니가 하늘에서 나 지켜봐봤자
나 안 웃어.
니가 제일 좋아하는 모습 보여주고싶은데
나만 돌아가면 보여 줄 수가 없네? (억지로 웃으려 입꼬리를 어색하게 올려보았고 얼굴 근육이 움직인 탓인지 고여있던 눈물이 그만 흘러내려)
그리고 말이야 이거
너랑 같이 돌아다니며 모은거잖냐
내가 이걸 어떻게 찢겠어
언제 무너질지 모르고, 영원히 아침은 오지 않을 거예요.
새벽도 없는… 어두운 밤만 계속해서 이어질 거고요.
그래도 선배는 저와 함께 해주실 건가요?
저와 함께요?
그랬죠.
그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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